속타는 카드사···금융당국, 카드사 DSR한도 강화 '초읽기'
속타는 카드사···금융당국, 카드사 DSR한도 강화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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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 카드사 7곳 1분기 카드론 잔액 33조1787억···전년比 9.5%↑
카드론 규제 강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한계 차주 증가 불가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카드사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카드사 수익성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대출문턱을 높이면서 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인데, 최근 카드론으로 재미를 봤던 카드사 입장에선 금융당국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3조178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30조3047억원) 9.5% 늘었다.

이처럼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이 늘어난 것은 은행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DSR한도 비중뿐 아니라 과거에 비해 낮아진 카드론 금리 역시 한 몫했다.

DSR는 모든 가계대출의 1년치 원금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권은 연간 원리금상환액이 연봉의 40%를 넘으면 더 이상 대출을 안 해주는 반면, 비금융권은 DSR을 60%로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에 비해 낮아진 카드론 금리 역시 대출 수요자들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 중 삼성·현대·롯데카드 4곳이 7월 4%대로 카드론 최저금리를 낮췄다. 삼성카드는 9%에서 4.9%로 5.1%p 인하했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도 각각 0.05%p, 1%p 내린 4.9%, 4.5%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더 많은 대출을 원하는 수요가 은행권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비은행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전년 동기대비 21조7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4조2000억원 감소한 것에 비해 폭발적인 증가세다.

이 때문에 도규상 부위원장은 지난 15일 열린 '제1차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TF'에서 2금융권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면 은행처럼 DSR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다.

카드사 입장에선 DSR한도를 은행권처럼 강화할 경우 수익성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카드론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카드사들이 수익을 올리는 중요한 매출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전업 카드사 7곳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5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카드업계는 카드론 규제 강화에 따른 역효과도 우려하고 있다. 카드론을 이용하는 금융 소비자들은 대부분 빚으로 빚을 돌려막는 다중채무자인 경우가 많은데, 신규 대출이나 만기 연장 등이 막힐 경우 도미노식 신용부실 폭탄이 터지고 한계 차주가 늘어날수록 카드사들의 손실 규모도 커지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규제가 강화되면 그만큼 빠지는 차주들이 많아지고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며 "본업에서 수익을 내기 힘든상황에서 카드론까지 조이게 되면 힘들어지는 것은 결국 카드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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