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주현 기자] 비지에프(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씨유(CU)에서 올해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무인 술 자동판매기(주류자판기) 운영에 나섰다.
12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강원 고성군 죽왕면 CU R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서 이날부터 주류자판기를 운영한다. CU에선 주류자판기 실증 특례 업체로 뽑힌 신세계아이앤씨(I&C)와 도입 계약을 맺고, 국세청에 관련 사업 신청을 했다.
그동안 주류는 판매허가 받은 장소에서 대면 성인 인증을 거쳐 파는 게 원칙이었다. 하지만 최근 산업통산자원부가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함에 따라 편의점에서도 무인 주류자판기 운영이 가능해졌다.
CU에서 도입한 주류자판기는 이동통신 3사가 운영 중인 '패스(PASS)'의 모바일 운전면허증으로 성인 인증을 한다. 패스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정보무늬(QR코드)나 바코드 스캔만으로 신분 확인이 가능한 본인 인증 서비스다. 현재 전국 모든 CU 점포에서 패스를 이용할 수 있다.
CU 주류자판기는 소주, 맥주, 전통주, 와인 등 45종을 취급한다. 손님이 성인 인증 뒤 술을 고르고 신용카드로 결제(현금 불가능, 간편결제 가능)하면 투입구를 통해 나온다.
CU에선 앞으로 낮과 밤에 각각 유인, 무인으로 나눠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편의점 가운데 호텔이나 리조트 내 점포를 골라서 주류자판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학교, 사무실, 공장 등 특수입지에서 운영 중인 CU 하이브리드 점포는 290여곳이다.
주류자판기는 일반형뿐 아니라 스마트 냉장고 모델도 있다. 스마트 냉장고 모델은 성인 인증 뒤 신용카드를 넣고 선택 과정 없이 바로 상품을 꺼내면 된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로 자동 결제되기 때문이다. CU R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 이어 두 번째로 설치될 주류자판기는 스마트 냉장고 모델이다.
이은관 BGF리테일 시브이에스 랩(CVS Lab) 팀장은 "CU의 주류자판기 상용화는 정부의 규제 혁신과 기업의 발 빠른 실행을 통해 소비 활성화와 산업의 발전을 실현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각 분야 최고 기술과 역량을 가진 기업들이 힘을 합쳐 새로운 유통 트렌드를 이끌어간다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