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7원↑···리스크오프에 떠오르는 强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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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외 기축통화 유로·엔화 모두 약세 흐름
델타 변이 리스크↑···달러지수 92.5까지 올라
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현황판에는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현황판에는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3거래일 만에 재차 113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가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색채를 드러낸 이후 시나브로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델타 변이 확산에 위험자산회피 심리가 강해지고,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의 '팔자' 행렬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7.0원 오른 1133.1원에 마감하면서, 전거래일 대비 상승폭으로는 0.62%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달러 강세 영향에 3.9원 오른 1130.0원으로 갭업 출발해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오전 중으로 1132원 후반까지 올라선 환율은 오후 들어 1132원 후반에서 1133원 초반까지 오르내리다 1333원을 넘어선 채 마무리됐다.

앞서 환율은 지난 17일 FOMC 조기 긴축 예고에 일시적으로 달러화 강세 흐름이 이어졌으나, 한국은행의 연내 금리 인상 신호, 주요국 통화레벨의 변동,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수세 등이 강세 흐름에 제약을 걸며 이전 환율 상승분을 되돌림했었다.

그러나 △FOMC 매파적 기조 전환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세 △미국 인프라 투자 법안 합의 △고용지표 개선 등 각종 달러 강세 재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는 재차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요인들로 인해 기축통화 중 가장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델타 변이는 세계적으로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확진자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델타 변이 감염자인 것으로 확인했으며, 영국은 지난달 21일 모두 해제하기로 했던 방역 조치를 오는 19일까지 한 달 간 연장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재차 800명대에 근접하는 등 확산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에서 도로·교량, 전력, 광대역 인터넷, 공항, 전기차 등의 인프라에 8년간 1조2090억달러를 투자하는 바이든표 투자 인프라 법안이 합의되면서 달러 강세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지표 중 주요 지표로 꼽히는 비농업고용지수가 금요일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전날 미국 조사업체 ADP가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69만2000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55~60만명을 크게 웃돈 수치로 비농업 고용부문 지표도 낙관적일 것이란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때문에 달러화 가치는 달러 인덱스 기준 4년 반만에 월간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지수(달러인덱스)는 이날 16시45분 기준 92.50을 기록하며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유로당 1.19달러 선이 무너진 뒤 1.18달러에 진입했고, 엔화 역시 110.6엔대를 넘어서면서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대외적 달러 강세 이슈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원화도 이같은 흐름을 이어받은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4.62p(0.44%) 내린 3282.06으로 마감했는데, 기관은 물론 외국인도 4102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달러화 강세 흐름을 부추겼다. 다만 당일로 보면 결제 수급상 한국조선해양 등의 추가 수주 소식과 함께 반기말 이후 이월된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다량 출회한 것은 추가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응주 DGB대구은행 차장(수석딜러)은 "지난달 FOMC 발표 이후 1126원에서 1138원을 오르내리던 환율을 고려할 때 FOMC 이후 환율 레인지의 중간값 수준으로 돌려놓은 것"이라면서 "ADP 미국 민간 고용지표가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한 것은 물론, 바이든표 인프라투자 법안 합의, 델타 변이에 따른 리스크오프 심리 등이 달러화 강세를 지속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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