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비상(飛上)' 채비 현대차그룹···반등 이룰까
중국 시장 '비상(飛上)' 채비 현대차그룹···반등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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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선행 디지털 연구소' 설립···자율주행·커넥티드카 집중
中정부 수소 육성 계획···'HTWO 광저우' 설립해 시장 선점
내연기관 라인업 축소····프리미엄 브랜드 론칭·친환경차 출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현대차그룹이 주춤했던 중국 시장 공략에 다시 박차를 가한다. 글로벌 최대 규모인 중국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 특화된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연구소를 신설했다. 중국에서 대거 출시되는 전기차 모델에 현지 특화 서비스를 결합함으로써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중국 시장의 니즈에 맞는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 내연기관 라인업을 줄이고, 중대형 프리미엄급 모델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 중국선행디지털연구소를 신설했다. 현대차그룹 중국사업 총괄 조직의 지휘를 받는 선행디지털연구소는 향후 중국에 특화된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중국 자동차 시장 트렌드 및 신기술 연구, 현지 특화 디자인 연구,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선행디지털연구소 설립을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서 독창적이고 끊임없는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최대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바이두 등과 협업해 첨단 기술을 적용한 신차 라인업을 확대해 왔다. 2015년부터 시작한 협업으로 운영체제(OS)뿐 아니라 자율주행 개발을 위한 ‘아폴로 프로젝트’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바이두 외에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 스타트업 딥글린트 등과도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혁신 기업들과의 협업 관계를 토대로 음성인식·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신차에 확장·적용하는데 있어 새 연구소가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번 새 연구소 신설은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 4월 발표한 중국 시장 4대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당시 중국 전략 발표회 ‘라이징 어게인, 포 차이나(Rising again, For China)’에서 △현지화 R&D 강화 △전동화 상품 라인업 확대 △수소연료전지 기술 사업 본격화 및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 △브랜드 이미지 쇄신 등 4대 전략을 바탕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4대 전략은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중국 현지 기업이 치고 올라오면서 애매해진 중국 시장 포지셔닝을 다시 확립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으로 평가된다.

올해 4월 현대차·기아 중국기술연구소 소장 파투쉬카 총경리가 전략 발표회 ‘라이징 어게인, 포 차이나’에서 상해 디지털 연구소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올해 4월 현대차·기아 중국기술연구소 소장 파투쉬카 총경리가 전략 발표회 ‘라이징 어게인, 포 차이나’에서 상해 디지털 연구소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수소다. 중국 정부의 수소연료전지기술 육성 계획에 맞춰 현대차그룹은 중국에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 기지 ‘에이치투(HTWO) 광저우’를 건립한다. 중국에서 수소연료전기차를 일정 규모 이상 판매하려면 현지 생산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앞서 현대차는 HTWO 브랜드 론칭을 통해 중국을 비롯한 국내, 유럽, 미국 등 4대 거점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내년 하반기 완공되는 에이치투 광저우는 20만7000㎡(약 6만3000여 평) 규모로 연간 6500개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생산할 예정이다. 주력 제품은 수소연료전기차 넥쏘에 탑재할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다. 향후에는 트럭, 버스용 등으로 생산 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반기 넥쏘가 판매에 들어가고, 에이치투 광저우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현지 생산-현지 판매’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이에 더해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 시장의 니즈에 맞는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에 집중하기로 했다. 최적화된 상품 라인업을 구축함으로써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현재 21개인 내연기관 라인업을 오는 2025년까지 14개로 줄이고 대신 C-SUV 차급과 D-SUV 차급, D 승용 차급 등 중대형 프리미엄 모델 라인업의 상품성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 북경현대는 중국 전용 MPV와 투싼 하이브리드를, 동풍열달기아는 신형 카니발을 투입해 기존 운영하지 않았던 차급의 신차도 내놓을 예정이다.

고급차 시장을 겨냥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한데 이어 대형 럭셔리 세단 G80와 대형 SUV GV80 등 브랜드 대표 모델을 앞세웠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1 상하이 모터쇼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 5와 EV6를 선보였다. 현대차와 기아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모델과 수소 전기차 등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해 중국 친환경차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다는 복안이다. 하반기 세계 최다 판매 수소전기차 모델인 ‘넥쏘’도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중국 사업총괄 이광국 사장은 4월 전략발표회 당시 “글로벌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은 새로운 기회와 도전으로 가득한 곳”이라며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마련한 4대 전략을 통해 다가오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점하고 재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와 증권가는 현대차의 이같은 중국 공략 전략이 수익성 개선 및 기업 가치 도약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올해 1~5월 베이징현대, 둥펑위에다기아의 판매량(공장 출하 기준)은 22만3557대(베이징현대 16만2149대, 둥펑위에다기아 6만1408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2만8021대)과 비교해 소폭 줄어든 수치다. 미국 시장에서 최근 3개월 연속 최대 판매 실적을 경신한 것과도 확연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5월중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은 9만17대, 기아는 8만298대로 각각 56.0%, 75% 증가했다. 지난 3월, 4월에도 역대 최고 판매량을 갱신한 바 있다.

증권가는 미국 시장 호조와 내수시장에서의 선방을 근거로 현대차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하면서도 중국 등 신흥국 시장에서의 정상화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달 키움증권은 현대차에 대해 '다시 한 번 비상을 꿈꾸다'라는 제목의 전망보고서를 내고 현 주가 대비 3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보고서에서 키움증권은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3개월 연속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하면서도 경쟁사와 비교해 인센티브 하락폭은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추가적 모멘텀(기업 가치 상승 계기)으로 '신흥국 수요 정상화 여부'를 제시했다. 대표적인 신흥국인 중국 시장 공략 전략의 성공 여부는 현대차그룹의 도약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인 셈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현대차그룹이 중국에서의 기존의 대량생산 기조에서 벗어나 재고를 줄임으로써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선행디지털연구소 신설과 더불어 중국에서의 '새판짜기' 전략이 성공할 경우 기업 가치적으로도 또한번 성장할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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