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커지는 '경기 회복 딜레마'···美 고용지표 결과 '주목'
[초점] 커지는 '경기 회복 딜레마'···美 고용지표 결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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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실업수당, 코로나 이후 첫 40만건↓···민간 고용지표도 개선
통화 긴축 우려에 3대 뉴욕지수는 일제히 하락···나스닥 1.03%↓
연준, 회사채·ETF 연내 매각 계획 발표···업계, '기조 전환 신호' 촉각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밤 미국 고용시장 회복이 빨라지고 있다는 경제지표가 잇따라 공개됐다. 이처럼 경기 회복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되레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긴축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두려움이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연준의 기조 변화도 감지되는 가운데 이날 발표될 공식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부문고용이 전월보다 97만8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DP 고용보고서는 미국 사업체 임금 데이터를 근거로 비농업 민간고용의 월간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정부 비농업 고용지표보다 앞서 발표되기 때문에 예측치로 활용된다. 100만여명에 가까운 오름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68만명과 블룸버그통신의 전망치인 65만명보다도 상당히 높다. 또 이번 증가폭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뿐만 아니라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5월23~29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8만5000건으로 지난주 대비 2만건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집계 전문가 전망치 38만7000건과 거의 유사했으며,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14일 25만6000건 이래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하던 시기인 지난해 4월 600만건까지 치솟기도 했다.

백신보급 확대에 따라 각종 영업제한이 풀리고 여행 수요가 늘면서 고용시장이 점차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고용지표를 비롯한 경제지표 개선 흐름에 미국 경기도 조금씩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회복세가 두드러지면 두드러질수록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시기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란 두려움도 함께 커지고 있다.

같은 날 미국 증시는 고용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약세로 돌아섰다. 회복 흐름이 강해지면서 연준이 통화정책 긴축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이는 곧 시장을 얼게 할 것이란 추측 때문이다. 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34p(0.07%) 내린 3만4577.04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날보다 15.27p(0.36%) 내린 4192.85를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도 141.82p(1.03%) 밀린 1만3614.51로 거래를 마쳤다.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도 전 거래일 대비 1.26p(0.04%) 떨어진 3246.17에 4일 개장했다.

연준도 기조 변화가 감지된다. 연준은 지난해 3~12월 유통시장 기업신용기구(SMCCF)를 통해 사들인 회사채와 ETF 등 자산을 올해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연준의 회사채 매입은 매우 미미했으나, 상징적인 의미로 시장 안정화에 기여한 바 있다. 물론 이번 조치는 미국 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 시장 등을 고려하면 매우 작은 규모로 시장에 미칠 여파는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통화당국이 본격적인 긴축정책 전환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결국 이날 발표될 미국 정부의 비농업 부문 고용보고서에 모든 시장 참여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준은 다른 국가들의 중앙은행과는 달리, 물가 안정 외에도 고용 안정을 목표로 두고 있어 발표 결과에 따라 조기 테이퍼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수도 있다. 지난 4월 공식 비농업 일자리(26만개)는 시장 컨센선스(100만개) 대비 차이가 컸던 탓에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컸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고용지표가 상향적·하향적 추세적 흐름이 매달 이어지기보단 한 달 적으면, 한 달 늘어나는 식의 스윙 추세가 있다"라며 "지난 4월의 경우 기대치와 발표치 간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시장에 충격이 일었던 반면, 현재로서는 기대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예상치를 큰 폭으로 웃돌거나, 예상치·발표치 간 큰 폭의 갭이 매워지는 등의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면 활동과 직결되는 부문에서 고용 회복이 느린 것은 물론 영구 실업자 수 코로나 이전 대비 223만여명 증가, 임금 수준별 고용회복, 저임금 집단 고용회복, 장기 실업자수 비중 회복 등이 저조하면서 질적 개선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라며 "연준 역시 오랜 기간 안정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어 정책기조 전환 흐름까진 약해 보인다. 실업수당 지원정책이 종료되고, 고용지표 질적 개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오는 9월 이후가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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