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로금리론' 솔솔…금리인하, '만병통치약'?
美 '제로금리론' 솔솔…금리인하, '만병통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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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보경 기자]<ich-habe@seoulfn.com>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파격적인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경기하강 조짐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계속적인 금리인하를 통해 현재 3%인 연방금리를 '제로금리'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경제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넘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마저 제기되는 상황에서 '제로금리'설은 이르다는 지적 또한 힘을 얻고 있어 FRB의 운신에 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지난 27일 미FRB 벤 버냉키 의장은 하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중앙은행은 경제전망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해 경제성장을 지원하고 경기하강에 맞설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세울 것"이라고 언급해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것을 시사했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버냉키 의장의 이같은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 FRB는 기준금리를 0%까지 내려야 한다"며 "지금까지 금리인하나 세금감면 정책이 불충분해 앞으로는 더욱 적극적인 금융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를 우려해 지난해 9월 이후 연방기금금리를 2.25%p인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p 가량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기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최근 FRB 금리인하 조치는 부적절했다"며 "이번 경기하강은 25년래 최악의 상황이며 이부분에 대해 FRB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해,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둔화가 중첩된 미국 경제에 대한 해결책을 오로지 금리인하로 일관하고 있는 미국 중앙은행에 일침을 가했다.
 
각종 경제 지표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5.0으로 지난 2003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 2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4월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전일종가보다 2.25달러 상승한 배럴당 102.59달러로 장을 마감했고, 금값도 온스당 972.90달러까지 급등해 1천달러 상향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산물 가격급등에 따라 애그플레이션 또한 미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가루 값이 하루 상승제한폭인 90센트 올라 사상 최고치인 부셸당 12.145달러다. 콩·옥수수 가격도 지난 1년간 91%, 40% 급등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에 대해 기우일 뿐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경제고통지수로 볼 때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성은 적다"며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의 합인 경제고통지수가 과거 경기침체 시기에 비해 낮다"고 지적했다.
 
이는 "선진국의 경우 실업률이 0.2%p 증가했고 물가상승률은 0.1%p 하락한 반면 신흥국에서는 물가상승률이 0.3%p 상승하고 실업률이 0.1%p 낮아져 선진국은 경기둔화를 신흥국은 경기확장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보경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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