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성용준 인진 대표 "내 몸이 성전(聖殿)···유니크한 기술로 글로벌 주목"
[초대석] 성용준 인진 대표 "내 몸이 성전(聖殿)···유니크한 기술로 글로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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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 독특한 기술···파력발전 퍼스트 무버 될 것"
"파도의 다양한 운동을 모두 활용해 전기 생산···Off-Shore도 진출"
"미뤄졌던 프로젝트 계약 재개되면 2023년 TRL 9단계 인정받을 것"
성용준 ㈜인진 대표 (사진=SK이노베이션)
성용준 ㈜인진 대표 (사진=SK이노베이션)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 지 몰라요. 대기업을 나와 스타트업을 시작했지만 인고의 시간이었습니다. 인진만의 파력기술로 이제는 세계 여기저기서 관심을 갖고 기술 완성도도 높여 자신감을 갖고 있어요."

사람과 기술을 의미하는 인진 성용준 대표를 최근 장안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날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추가 투자를 발표한 날이기도 하다. 

성 대표는 "인진의 파력발전은 독특한 기술 때문에 세계에서 우리만 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한다. 시장 관점에서 본다면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의 자신감과 아우라에 기자 어깨에도 힘이 들어갔다. 

소셜벤처 인진은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파도의 움직임을 전기로 바꾸는 친환경 청정에너지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그동안 파력발전은 먼 바다에서 발전설비를 갖춰놓고 해저송전케이블로 전기를 보내는 방식(Off-Shore)이 대부분이라 비용이 수천억원이 투입돼야 했다. 타산이 맞지 않아 아직 상용화된 사례가 없다.

인진의 파력발전 원리는 단순하면서도 에너지를 고효율화하는 자신만의 기술력으로 섬세하다. 부유물을 바다 바닥에 설치된 '고정체'와 방파제 등 육지에 설치한 '발전 설비'(On-Shore 방식) 양쪽에 로프로 팽팽하게 고정하면, 파도가 부유체를 움직이면서 로프를 당겨 발전기를 움직인다.

성 대표는 "연을 날릴 때 바람이 강하게 불면 얼레를 풀어주고, 바람이 적게 불면 얼레를 감는 걸 연상하면 된다"며 "파도가 강하게 치면서 부유물을 당기는 힘을 이용해 발전기를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파력발전은 파도의 수직운동(파도의 높이)이나 수평운동(파도의 흐름) 중 하나만 활용해 전기를 생산했는데, 인진의 기술은 파도의 상하좌우(원) 운동을 모두 활용해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점에서 독보적이다. 

창업 초기에는 임대 빌딩 옥상에 수조를 만들어 시뮬레이션해보기도 했다. 빌 게이츠가 차고에서 했듯이... 지금 기술력은 단단해져 상용화 직전 단계로 치닫고 있다. 

특히 발전 설비와 부유체의 거리를 띄울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입지에서도 설치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테트라포트가 잔뜩 쌓인 방파제나 연안은 물론 오프쇼어(Off-Shore)처럼 수심이 깊은 먼 바다에도 설치할 수 있다.

성 대표는 "가까운 바다의 경우 먼 바다에 비해 파도의 움직임이 복잡해 다양한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온쇼어(On-Shore)에서 상용화에 성공한 뒤 Off-Shore로 진출할 계획도 있다"고 했다.

인진이 세계에서 파력발전의 유일한 포지션을 차지하며 선두에 서게 된 이유다.

구조가 단순해 복제가 쉽다는 우려에 대해 성 대표는 "복제품은 절대 제 성능을 내지 못한다"고 자신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바다와 제주도 바다는 파도 성질이 다르다. 바다가 바뀌면 전체 세팅이 모두 바뀌어야 한다"며 "바다를 분석해 가장 좋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설계·세팅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전 설비 등 전체 시스템은 눈에 보이는 부분이라 베끼려면 얼마든지 베낄 수 있다. 그래서 100여건의 특허를 출원해 보호해뒀다"고 덧붙였다.

인진의 제주 북촌 파력발전 플랜트 (사진=인진)
인진의 제주 북촌 파력발전 플랜트 (사진=인진)

인진은 해외에서 더 많이 알려져있다. 2016년 설립한 인진 영국법인은 유수의 영국 업체들을 제치고 영국 대표로 모로코 환경에너지개발청(MASEN)과 파력발전 사업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의 에너지 전문지인 '에너지CIO 인사이트'에서 '2019 에너지 기업 톱 10'에 선정돼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현재 인구 500명, 면적 69핵타르(ha)의 베트남 안빈섬에 인진의 파력발전 기술로 전력을 공급해 탄소제로 섬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세계 바다에 도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베트남 꽝응아이성(省)과 캐나다 등에서도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추진중인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커머셜 라이즈 단계인 9단계에 오를 수 있다. 인진의 기술성숙도(TRL, Technology Readiness Level)는 현재 프리커머셜 단계인 7단계로 평가된다. 세계 약 20여개 업체가 프리커머셜 단계에 있지만 인진처럼 On-Shore 방식으로 7단계에 도달한 곳은 불과 두 곳 뿐이다.

성 대표는 "8~9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실증 프로젝트와 메가와트(MW) 단위의 상용 프로젝트를 수주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다양한 프로젝트 계약들이 조만간 성사된다면 오는 2023년 경에는 9단계로 확실하게 인정받을 수 있을 걸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성 대표 집무실에는 성경 구절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다'가 적힌 액자가 걸려있었다그의 카톡 프사 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방황했던 시절, 문득 내 몸이 성전인데 이리 할 수 없단 생각이 들었다. 몹시 아픈 이후 기적처럼 몸이 낫기도 했다. 이후 믿음과 함께 사업도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위기 속에도 평온함을 유지하는 것이 사업을 유지 및 확장하는 비결임을 깨우친 듯 했다. 그래서 그는 냉철할 수도 있다. 

그의 '믿음' 리더십 속에 인진은 종합환경 글로벌 기업을 꿈꾸며 2023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주관사는 하나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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