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인플레 우려 속 유로존 경기회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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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의 굳건한 스탠스에도 통화정책 긴축 경계감 '여전'
유로존 서비스 PMI·국내 외국인 주식 매도 행렬 추이 '관심'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현황판에는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주(17~21일) 원·달러 환율은 미국에서 시작된 '인플레이션 공포'로 인해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온건한 기조와 유로존 경기 반등 기대로 하방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1130원대 네고(달러 매도) 저항이 확인된 가운데 지난주 역대급 '팔자' 행렬을 이어간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진정세를 보일 것인지도 주목된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16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0.6원 오른 달러당 1129.2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1.6원 내린 달러당 1127원으로 출발한 뒤 곧바로 반등하기 시작해 1130원을 넘어섰고, 오전 1131~1132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주 원화 강세 및 달러 약세와 맞물려 신흥국 통화가 전반적인 강세를 이어갔다. 미국 고용·소비자물가 지표 실망감에 달러 지수는 하락 압력을 받았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재차 부각되며 하단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주 후반에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로 국내 금융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환율이 1130원대를 훌쩍 넘어서기도 했지만, 상단 네고 물량이 이어지면서 1120원대 후반에 장을 마감하는 등 공포 심리는 단기간 내 경감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번 주 외한시장은 미국발(發)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갑론을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면서 유로 경기 반등이 주목된다. 지난달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60.7) 가운데 가격지표의 경우 89.6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상품가격 상승과 맞물린 원자재 통화 강세도 돋보이고 있다. 환율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수출이나 글로벌 수출 물량 회복이 동반되고 있다는 부분은 글로벌 경기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유로존 경기 개선에 시선이 쏠린다. 그간 유럽연합(EU) 내 지지부진한 백신 접종 속도가 최근 탄력이 붙으면서 이동제한이 완화되고, 서비스 경기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1일 발표되는 5월 유로존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 개선 폭은 경기회복 흐름에 중요한 잣대로 평가될 전망이다. 같은 날 미국·영국·독일 등에서도 PMI가 함께 발표된다.

그 외의 주요 이슈로는 이번 주 초 클라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OMC) 부의장 및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의장 등의 발언을 통해 향후 국가별 통화정책에 대한 기조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는 18일에는 일본 1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 호주 통화정책회의록 영국 실업률 등이 발표되며, 19일 영국·유럽 소비자물가지수, 20일 미국 FOMC 회의록, 중국 대출우대금리(LPR), 호주 실업률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주 무려 6조4000억원을 팔아치운 외국인들의 '팔자' 행렬이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것인지도 주요 관심사다.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로 연준에서 통화정책을 긴축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고, 이는 곧 위험자산 선호 현상도 약화시켰고 차익실현이 두드러졌다. 이날에도 외국인·기관의 동반 매도행렬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주 거주자 외화예금 및 국제투자대조표 발표 등으로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 1115~1135원

미국 달러가 높은 물가 지표에도 여러 연준 관계자들의 온건한 기조가 확인되고, 유로존이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로 하락 압력이 예상된다. 하지만 불확실한 정상화 경로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속에 낙폭은 제한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미국 고용과 물가지수 충격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는 특별한 위기의 정상화 경로가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수반할 것이란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외환시장은 낮은 실질 금리와 유로존 등 다른 지역의 정상화 기대가 약(弱)달러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겠으나, 팬데믹 정상화 경로 가운데 불확실성은 변동성을 확대시키면서 1분기와 같이 뚜렷한 개선 방향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주는 지난주 역대급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진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주 한국과 대만의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두드러졌는데,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조정 속 차익실현이 집중될 전망이다. 다만, 지난주 대규모 외인 주식 매도에도 네고가 소화하며 상단에서의 매물 부담을 확인한 바 있으며, 빡빡한 수급 여건에 환율의 방향성 설정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110~1130원

이번 주는 유로존 경기 반등 시그널이 주목되는 한 주다. 물가 압력의 지속성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달러화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지만, 물가 우려로 인해 달러화가 강세로 추세 전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되레 물가 우려보다는 유로존 경기 개선에 조금 더 이목이 쏠릴 전망이 높은데, 이는 지난달 들어 EU 내 백신 접종 속도가 탄력이 붙으면서 일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이동제한이 완화되고 있다. 이는 그간 부진했던 유로존 서비스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독일을 제외한 주요 유로존 국가들의 10년채 국채 금리가 플러스 수익률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는 유로화 가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는 1110원대에서 1130원대까지 박스권을 유지할 전망인 가운데 국내 주가 흐름이 변동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110~1137원

연준발 달러 유동성 축소 우려는 이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테이퍼링이 개시되는 시점은 내년 1분기 정도로 예상되며, 연초 이후 연준의 총자산 증가율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년 대비 증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경기 수준과 비교해 글로벌 긴축 기조가 강하지 않은 상황으로 보이며, 견조한 경기 개선 방향과 강하지 않은 긴축 기조는 신흥국의 유동성 환경에 우호적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주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통화정책 경계감을 자극해 달러 지수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물가 지표 발표 직후 클라리다 부의장의 발언처럼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기조가 재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외에는 유럽의 백신 접종 가속화, 선진국 수요 개선에 따른 신흥국 수출 호조세 등을 고려할 때 달러화 강세가 장기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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