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기저효과는 끝났다
[홍승희 칼럼] 기저효과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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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상황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지만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경제회복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세계 경제는 편차가 매우 심하긴 해도 이미 회복의 단계로 들어섰다.

각 국가별로 경제회복을 위한 재정투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투자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경제 또한 매우 빠르게 팬데믹 이전 상황을 회복했다.

영세사업장들이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대기업, 수출기업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경제는 팬데믹 기간의 침체를 벗어나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한데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됐다.

지난해까지 마이너스 7~10%의 역성장을 했던 유럽 국가들의 반등 폭이 크긴 하지만 마이너스 폭이 매우 적었던 한국 또한 올해 성장률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될 만큼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당장 수출실적이 놀라울 정도로 신장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 한국의 수출은 올해 누적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2% 증가한 2천101억 달러에 달했고 5월 들어서는 10일 현재 수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81.2% 늘어난 125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수출액이 22억7천만 달러로 이 또한 지난해 대비 64.7% 증가한 숫자다.

금액으로 보자면 여전히 반도체와 자동차 관련 수출이 전체 수출을 견인하고 있지만 올해는 특히 전기차 상용화에 앞서 나가며 눈부신 수출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완성차 수출은 358.4%, 자동차 부품은 316.6%라는 경이적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이밖에도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등의 순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인다. 게다가 조선, 바이오 관련 수출이나 한식열풍에 힘입은 식품 수출도 상당히 호조를 보이고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국제적 성장세 또한 주목되는 상황이다.

품목별 수출 증가도 다양화하고 있지만 수출 대상 국가들 또한 다변화 현상이 뚜렷하다. 특히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으로의 수출이 139%, EU는 123%가 늘어난 반면 중국으로의 수출은 45% 증가에 그쳐 눈길을 끈다. 그 외에도 베트남, 일본, 중동 등 모든 지역에서 고른 수출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

기저효과를 넘어 반등을 시작한 수출실적의 증가는 고용률 회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용부문은 2019년 4월 60.8%에 비해 올 4월 60.4%로 완전히 회복되진 못했지만 이미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추세가 뚜렷하다.

이미 바닥을 치고 올라서서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서기 시작한 경제에 더 탄력을 부여하기 위해서도 조속한 백신접종으로 연내 집단면역을 달성해야 한다. 문제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이 상황해결을 더디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벗어나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나 영세사업장이 빠르게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방역정책에 딴지를 거는 일만은 삼갔으면 싶다. 그리고 오랜 전염병 사태로 지친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젊은 유권자들은 한국이 가진 힘으로 우리가 전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데에 자부심을 보인다. 그들의 자부심에 재를 뿌리는 게 무슨 정치적 이득이 있을까 싶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발언권이 불과 몇 년 사이에 상당히 커졌다. 이는 기존의 습관적 관계를 깨고 한국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당당한 외교적 자세에도 기인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경제적 성장과 그 성장한 사회를 배경으로 자라난 젊은 세대의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젊은 세대는 한국 사회가 성장한 만큼 국제사회에 그만한 기여도 하길 바란다.

단순히 경제적 성장만을 바라고 정신없이 살아온 부모세대에 비해 젊은이들은 철학이 있는 그야말로 내실있는 성장을 꿈꾸고 있다. 그 꿈을 지켜줄 책임이 있는 세대가 너무 편협한 권력욕으로 국민적 자부심을 깎아내리는 것은 민망하지 않은가. 젊은이들이 ‘생각’이 없다고 한탄하는 나이든 세대들이야말로 자기 삶의 철학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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