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인플레 공포에 韓 금융시장 '또 출렁'···주식↓·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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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이틀째 1%대 급락···外人·기관 3조 '팔자'
대만 등 亞 증시 일제히 약세···원·달러 전날 이어 5원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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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박성준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이틀째 요동쳤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부각한 데다, 대만,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부진하면서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졌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외국인·기관의 대규모 매도 공세에 이틀 연속 1%대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5원 이상 올랐다.(원화가치 하락)   

12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47.77p(1.49%) 내린 3161.66으로 마감했다. 전장보다 0.07p(0.00%) 하락한 3209.36에 출발한 지수는 초반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잠시 반등했지만, 이내 낙폭을 크게 확대하며 장중 2%대 급락, 오후 한때 3130선으로 밀렸다. 장 후반 하락분을 일부 회복했지만 3060선 안착에 그쳤다.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자 외국인이 거센 매도세를 펼쳤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불안감이 부각하면서 외국인이 대거 매도공세를 펼쳤고, 증시도 이틀째 급락세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유럽과 중국 등 전 세계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소식에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이 시장에 퍼졌다. 가파르고 지속적 인플레이션 상승은 고정 자산의 수익을 훼손하고, 미래 수익에 기반해 높은 밸류에이션이 책정된 주식에 타격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외국인 순매도세가 확대되고, 선물 순매도 또한 확산하자 재차 낙폭이 커졌다"면서 "대만, 일본 등 주변국 주식시장이 이틀째 하락폭을 확대한 점도 국내 증시 부진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대만 가권지수(-4.11%)는 장중 한때 1400p가 넘는 8.55% 폭락, 역사상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미국반도체연합(SAC)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500억 달러 규모 반도체 지원책을 의회에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관측된다.

한대훈 연구원은 "미국이 적극적 반도체 지원·육성 정책을 펼칠 경우, 상대적으로 대만과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 역시 1.6% 급락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올림픽 개최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투자 주체별로 전날 급락을 이끌었던 외국인이 2조7033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지난 2월26일(2조8299억원) 이후 최대 매도 규모다. 기관도 2523억원을 순매도했다. 전일 3조5000억여원 순매수한 개인은 2조9838억원어치 사들였다. 

업종별로 건설업(-3.24%), 화학(-2.81%), 증권(-2.75%), 전기가스업(-2.42%), 종이목재(-2.29%), 금융업(-2.25%), 의료정밀(-1.99%), 철강금속(-1.89%), 전기전자(-1.78%), 기계(-1.76%), 통신업(-1.53%), 제조업(-1.47%) 등 대다수가 내렸다. 운수창고(1.33%), 의약품(0.44%), 운수장비(0.17%) 등 업종은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종목이 우세했다. 대장주 삼성전자(-1.48%)와 SK하이닉스(-2.85%), LG화학(-5.27%), NAVER(-1.72%), 카카오(-1.31%), 삼성SDI(-1.25%), 셀트리온(-2.96%) 등이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삼성바이로직스(4.77%)와 현대차(0.44%)는 올랐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705곳)이 상승 종목(178곳)을 압도했고, 변동 없는 종목은 25곳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51p(1.18%) 내린 967.10으로 장을 마쳤다. 전장보다 0.34p(0.03%) 내린 978.27에 출발한 지수는 초반부터 낙폭을 가파르게 확대하며 장중 958.57까지 밀린 뒤 하락분을 일부 만회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3.16%)와 셀트리온제약(-3.48%), 카카오게임즈(-3.96%), 펄어비스(-4.19%), 에코프로비엠(-1.60%), 에이치엘비(-2.43%), SK머티리얼즈(-2.90%), CJ ENM(-2.81%), 알테오젠(-2.63%), 스튜디오드래곤(-2.75%) 등 시총 상위주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지수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10원 오른 달러당 1124.70원에 거래를 마쳐,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일 대비 0.4원 오른 112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리며 오후 한때 1125원선을 넘어섰다. 이후 장 마감을 앞두고 소폭 하락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에 대한 매도 행렬을 펼친 영향이다. 외국인은 이틀간 코스피시장에서 4조7000억여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곧 역송금 물량 매도세로 이어지면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얘기했지만, 시장에선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로 인해 달러를 강하게 만들고 다른 통화를 약세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이 1120원 초반대를 뚫고 올라가면서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소화가 되기도 했지만, 수출경기 회복 흐름이 강해지면서 달러 공급에 대한 부담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유로존 경기가 여전히 미국 경기회복 수준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고, 외국인 자금 유출 리스크 등을 함께 볼 때 환율은 제한적인 상승 흐름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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