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실적' 삼성전기, 경영진·연기금 행보는 엇갈려
'최대실적' 삼성전기, 경영진·연기금 행보는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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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자사주 매입 지속...국민연금 매도 나서
삼성전기 MLCC 부산 사업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기 MLCC 부산 사업장.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정보기술(IT) 기기 판매 확대와 자율주행·전기자동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기의 올해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최고치에 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경영진은 자사주 매입에 지속적으로 나서는 반면 국민연금은 매도에 나서며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최초로 연매출 9조원,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망치대로라면,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3년 만에 1조원대를 회복하게 된다. 올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전일 대신증권은 삼성전기에 대한 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최선호주"라고 평가했다. 이 증권사는 삼성전기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는 25만원을 유지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MLCC의 높은 가동률과 수익성 유지, 반도체 PCB(연성인쇄회로기판)의 공급부족 심화 전망, 카메라모듈의 매출 변동성 유지 등으로 투자가들의 관심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삼성전기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91% 늘어난 3014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60.1% 증가한 1조3300억원으로 최고 실적을 예상한다"며 "전체 사업에서 믹스 효과 및 가격 인상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 역시 삼성전기에 대한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1년 2분기는 계절적으로 카메라 모듈과 RFPCB 매출이 감소하는 시기지만 MLCC의 실적 개선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여전히 견조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고부가 부품 생산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의 올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해 현재까지 발표된 증권사 전망 컨센서스는 각각 9조1652억원과 1조2721억원이다. 이처럼 낙관적 실적 전망이 제기되는 근거는 핵심 제품인 MLCC의 성장세다. 

TV나 노트북, PC, 게임기 등 MLCC가 많이 쓰이는 제품들의 비대면 관련 수요 호조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늘고 있다. 특히 TV 제품의 고급화·대형화가 대세로 자리 잡은데다 노트북과 모니터 등의 수요도 꺾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기가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MLCC는 전자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소위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전자제품이 대형화, 고급화 될 수록 더 많은 갯수의 MLCC가 탑재된다.

이같은 MLCC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기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3719억원, 영업이익 3315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86억원(11%), 영업이익은 1652억원(99%)이나 뛰어오른 수준이다. 회사측은 "비대면 수요 증가로 소형·고용량 IT용 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급증하는 수요에 공급량을 맞추기 위해 MLCC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상황이다. MLCC 등 주요 부품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사업 부문의 가동률은 2017년 53%에서 지난해 92%까지 높아졌다. 올해 하반기 중국 톈진 신공장도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다만 실적 호조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주가적 관점에서 삼성전자의 경영진과 국민연금의 행보는 엇갈린다.

강봉용 삼성전기 부사장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3일 등 총 최근 자사주 1200주를 더 사들였다. 강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기 주식수는 2200주로, 10일 종가(18만3000원) 기준 총 4억260만원어치다. 

이에 앞서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은 작년 9월 2일 자사주 2000주를 추가 매수했다. 현재 경 사장이 보유중인 삼성전기 주식은 총 6000주로 11억9800만원어치다. 경 사장은 작년 1월 20일 삼성전기 대표로 취임한 이후 5월말 3억6000만 원을 들여 자사주 3000주를 매입한 이후 꾸준히 주식수를 늘려 왔다. 

반면 올해 1분기 삼성전기의 실적이 발표된 10일 국민연금은 이 회사의 주식 53만8473주를 매도했다. 이날 종가 기준 금액으로는 985억원 규모다. 주식 매도 이후 삼성전기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기존 10.29%에서 9.59%로 0.7%p 줄었다.  

증권업계는 최근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에 대한 전략적 투자 상한을 기존 19.8%로 높였음에도 삼성전기 주식을 매도한데 대해 호실적 발표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해석한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11개월간 매월 7~8조원대 순매도를 이어온 연기금은 지난달 28일 이후 순매수로 돌아섰다. 국내 대형주를 담기 시작한 행보와 비교해 최대 실적 전망이 나오는 삼성전기를 매도했다는 점에서 증권가의 이목이 쏠린다.  

작년 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여간 13만원대에서 횡보하던 삼성전기 주가는 올해 1월 22만3000원선까지 치솟았다. 이후 3개월여간 조정을 보인후 18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삼성전기의 1분기 호실적 발표가 오히려 국민연금으로서는 단기적 관점에서 매도 타이밍으로 잡았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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