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TSMC에 밀린 삼성 반도체···"파운드리 등 新동력 필요"
인텔·TSMC에 밀린 삼성 반도체···"파운드리 등 新동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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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1분기 영업익 TSMC의 절반···반토막 난 인텔보다 낮아
2분기 D램 값 상승에 반등 기대···전문가 "비메모리 경쟁력 확보해야"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이 인텔·TSMC 등 글로벌 경쟁사들에 뒤처지면서 '초격차' 전략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2분기부터는 D램 가격 강세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 확보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반도체 패권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삼성의 투자 계획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올해 1분기 반도체 분야 매출은 19조100억원, 영업이익은 3조37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7% 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 감소했다.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예고된 것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은 데이터센터용 서버의 부진이 지속되며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인텔의 올 1분기 실적(매출 약 22조1000억원, 영업이익 약 4조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약 6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1분기 매출은 약 14조5000억원으로 삼성전자보다 4조원가량 작았지만 2배 가까이 높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까지도 삼성전자와 영업이익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던 TSMC가 이번 실적에서 큰 격차를 내며 삼성을 따돌린 것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수익성 감소 이유에 대해 회사 측은 평택 P2라인 EUV(극자외선) 장비 투입 등 투자비용 증가와 미국 텍사스주 한파에 따른 오스틴 팹(공장) 가동중단을 꼽았다. 특히 오스틴 공장 가동중단 영향으로 반도체 원판(웨이퍼)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피해 규모는 7만1000장, 약 3000억~4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다행히도 2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현재 오스틴 공장은 정상화됐으며,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D램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8Gb 기준)의 4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3.8달러로 한달새 26.7% 올랐다. 2018년 1월(35.8%) 이후 51개월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 가격이 20∼28% 급등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하반기에 15나노 D램과 128단 6세대 V낸드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첨단 EUV를 적용한 14나노 D램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 176단 7세대 V낸드 양산에도 들어간다.

다만 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선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여기에 최근 5㎚ 파운드리에서 지속적으로 수율이 하락하고 있으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시스템 반도체 부문도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기존 주력인 메모리나 스마트폰 외에 파운드리나 M&A와 같은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의 과제는 'TSMC와의 격차를 좁혀가는 위협적인 파운드리 플레이어'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이 불을 당긴 반도체 패권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도 관심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등 제조업 공급망 재편을 선언하며 삼성전자 등의 참여를 요구한 데 따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미 TSMC와 인텔 등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미국 내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미국에 약 19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투자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굵직한 반도체 업체를 인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오스틴 공장에 파운드리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또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존 사업의 지배력 강화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탐색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분야를 가리지 않고 M&A 대상을 신중하게 탐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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