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디지털인재 확보 사활···'순혈주의'는 옛말
은행권, 디지털인재 확보 사활···'순혈주의'는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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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공습 막아라"···AI·빅데이터·플랫폼 전문가 영입
(첫째줄 왼쪽부터) 김소영 하나은행 미래금융본부 부행장, 황원철 우리은행 디지털총괄부행장, 김진현 우리은행 DI추진단장. (둘째줄 왼쪽부터) 신한은행 김혜주 마이데이터유닛장, 김준환 데이터유닛장, 김민수 AICC센터장. (셋째줄 왼쪽부터) KB국민은행 박기은 테크기술본부장, 윤진수 테크그룹 부행장, 이상래 NH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문장. (사진=각 사)
(맨 위 첫째줄 왼쪽부터) 김소정 하나은행 미래금융본부 부행장, 황원철 우리은행 디지털총괄부행장, 김진현 우리은행 DI추진단장. (둘째줄 왼쪽부터) 신한은행 김혜주 마이데이터유닛장, 김준환 데이터유닛장, 김민수 AICC센터장. (셋째줄 왼쪽부터) KB국민은행 박기은 테크기술본부장, 윤진수 테크그룹 부행장, 이상래 NH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문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들이 '순혈주의' 전통을 깨고 디지털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빅테크들의 금융업 진출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내부 인재만으로는 디지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각 금융그룹이 플랫폼 이용자수(MAU)와 디지털 채널 수익 등을 주요 실적항목에 포함시키며 디지털 성과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인재 영입 추세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디지털리테일그룹 내 미래금융본부에 부행장급으로 김소정 전 딜리버리히어로 본부장을 영입했다. 김 신임 부행장은 2003년 이베이코리아에 입사한 후 18년간 디지털마케팅 등을 담당해온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전문가다. 하나은행에서는 인터넷뱅킹 등 개인디지털사업과 인공지능(AI)·빅데이터 업무를 담당한다. 

하나은행은 또 디지털리테일그룹이 총괄하던 미래금융본부·리테일사업단·기관사업단·IPS본부·자산관리사업단 등을 세분화해 부문별 담당 임원을 뒀다. 기존에는 박성호 하나은행장(당시 부행장)이 디지털리테일그룹을 총괄했다. 디지털영역 등 각 사업 역량을 전문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하나은행 조직도 (자료=하나은행 홈페이지)
하나은행 조직도 (자료=하나은행 홈페이지)

다른 은행들도 앞다퉈 디지털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4일 김진현 전 삼성화재 디지털본부 부장을 디지털그룹 'DI(데이터 인텔리전스) 추진단장(본부장)'으로 선임했다. 김 본부장은 삼성화재 인터넷전략팀 및 UX&애널리틱스(ANALYTICS)센터장을 역임하면서 다방면으로 디지털 사업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우리은행은 또 디지털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기존의 DT(디지털전환)추진단을 디지털그룹으로 격상하고, 디지털그룹 내 '디지털금융단'과 'DI추진단'을 신설했다. 김 신임 본부장은 이 중 DI추진단을 이끌며 빅데이터·AI 개발과 애플리케이션·신기술 연구 업무 등을 담당하게 된다.

김 신임 본부장과 함께 기존의 황원철 디지털총괄 부행장(CDO)이 디지털금융단을 담당한다. 황 부행장 또한 2018년 영입된 인사로, 휴렛팩커드(HP)·퍼스트데이터코리아·KB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 등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지낸 디지털 전문가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핵심 디지털 사업을 모두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는 진용을 꾸리게 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연이어 3명의 디지털 전문가를 영입했다. 먼저, 지난해 말 은행장 직속 '디지털 혁신단'을 신설하고, 김혜주 전 KT 상무와 김준환 전 SK주식회사 C&C 상무를 마이데이터유닛(Unit)장과 데이터유닛장으로 각각 선임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AI사업 총괄 AICC(통합AI센터) 센터장으로 김민수 전 삼성SDS AI선행연구Lab장을 영입했다. AI 부문은 신한은행이 디지털 사업 중에서도 특히 힘을 주고 있는 사업으로, 김 센터장은 다양한 산업군에서 AI기술을 사업화한 경험을 보유한 AI 전문가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초 박기은 전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테크그룹 소속 테크기술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박 본부장은 네이버 서비스플랫폼개발센터 팀장,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IT서비스사업본부 수석아키텍트 등을 지낸 플랫폼 전문가다. 국민은행의 소프트웨어·클라우드 역량 강화 업무를 맡고 있다.

박 본부장의 영입으로 국민은행의 테크그룹도 외부 전문가들로 채워지는 모습이다. 현재 테크그룹을 총괄하는 윤진수 부행장은 삼성전자 빅데이터센터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2019년 입행했다.

이에 앞서 NH농협은행도 지난해 7월 이상래 전 삼성SDS 상무를 디지털금융부문장(CDO)으로 선임했다. 당시 준법감시인을 제외하고 외부 출신 부행장이 영입된 사례는 처음이라 농협은행 안팎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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