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글판' 시구에 투영된 "역경 후 더 성장할 우리"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서울시민이 공감하고 위로받는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이 논문에서 다뤄지며 학술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감과 위로'의 가치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20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이영림 동국대학교 불교아동보육학과 교수는 최근 학술지 종교교육학연구에 발표한 논문 '외상 후 성장 관점에서 본 광화문글판과 보왕삼매론의 상담적 함의'를 통해 광화문글판을 '역경을 통한 성장'의 측면에서 조명했다.
이 교수는 사람들이 각자 저마다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광화문글판을 받아들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람들이 깊게 공감하고 위로받았던 광화문글판의 글귀를 통해 현대인들이 어떻게 삶에서 겪는 스트레스나 심리적 상처를 딛고 성장하는지가 투영된다고 분석했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며 위로를 받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시구는 어려움을 직면하고 수용하는 긍정적인 심리의 변화를 반영하고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에서는 이기심을 버리고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한 지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휘황찬란한 전광판들 속에서 광화문글판은 글귀는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왔다.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광화문글판은 지난 30여년 동안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 아이돌그룹 BTS의 노랫말로 진행된 코로나 극복 이벤트는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화제가 되며 가슴 뭉클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 논문뿐 아니라 지난 2010년에도 중앙대학교 이명천 교수팀이 '옥외광고학연구' 가을호에 광화문글판을 주제로 연구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공익적 주제의 옥외광고로 문학 콘텐츠를 메시지로 활용한 것'을 광화문글판의 차별화된 특징으로 꼽았다.
과거 일본 산케이 신문은 칼럼에서 광화문글판을 소개하며 "그림과 시로 된 멋진 느낌을 주는 커다란 글판을 걸어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며 "일본에도 이런 유머와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