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3개국은 영업범위 제한·판관비 증가로 적자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해 증권사 해외현지법인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글로벌 증시 활황 등 영향으로 개선세를 유지했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국내 증권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해외현지법인 70개(현지법인 56개·사무소 14개)의 당기순이익은 1억9730만 달러(약 214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억8680만달러)과 비교해 5.6%(1050만달러) 증가한 수준이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홍콩뿐만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이머징마켓에서도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년 4800만 달러에 그쳤던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이듬해 1억2280만 달러로 올라섰고, 지난해 2억 달러 목전까지 다다랐다.
국가별로는 홍콩·베트남 등 10개국에서 위탁·인수 수수료수익 등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140만달러)과 미얀마(-40만달러), 싱가포르(-30만달러) 등 3개국은 영업범위의 제한과 신규 진출 등에 따른 판관비 증가 등으로 적자를 냈다.
중국 진출 현지법인의 경우,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인가를 받은 금융투자회사가 아니라, 상무국에 일반자문회사로 등록해 영업이 제한된 것에 주로 기인했다고 금감원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말 해외현지법인의 자산총계는 494억7000만달러(약 53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5.4%(90억달러) 감소했다. 진출 증권사 자산총계(457조3000억원)의 11.8% 수준이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13.3%(7억7000만달러) 늘어난 65억9000만달러(7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현재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13곳이 14개국에 진출해 70개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 지역이 54개(현지법인 41개, 사무소 13개)로 집계됐다. 중국이 13개로 가장 많고, △베트남(9개) △인도네시아(8개) △홍콩(8개) △싱가포르(6개) 등이 뒤를 이었다. 아시아 외 지역으로는 미국과 영국, 브라질이 각각 11개, 4개, 1개 순이었다.
김효의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지난해 증권사 해외현지법인의 외형은 축소됐지만, 자기자본은 증가해 내실화가 진행 중"이라며 "코로나19에도 글로벌 증시 활황 등에 힘입어 당기순이익 규모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향후 증권사가 해외 진출 시 발생할 애로사항과 감독당국에 대한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고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진출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등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