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다산 주상복합 화재'로 필로티 구조 '또 도마위에'
[초점] '다산 주상복합 화재'로 필로티 구조 '또 도마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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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티 구조, "비어있는 1층, 바람 불어 화재 커지는 구조"
래미안 리더스원‧경희궁 자이 등 필로티에 커뮤니티 시설
남양주 부영애시앙 화재 후 건물이 그을린 모습. (사진=독자 제공)
남양주 주상복합건물 화재 후 건물이 그을린 모습. (사진=독자 제공)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최근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주상복합건물에서 발생한 화재의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필로티 구조가 지적되고 있다. 필로티 구조가 화재에 취약한 점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건설사들은 저층을 선호하지 않는 실수요자들을 위한 사생활 보호, 공간활용 등을 이유로 필로티 필수처럼 설계에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경기 남양주 다산동 도농역 인근 주상복합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는 10시간만에 진압됐다. 이번 화재로 상가건물에 입주한 약 180개 점포는 대부분 소실되거나 그을음 등 피해를 보았다. 1층 옥외주차장에 있던 차량 약 20대도 전소됐으며 부상자는 총 41명, 추정 재산 피해 규모는 총 94억원이다.

현재 당국은 원인규명에 나선 상황이지만, 전문가는 화재가 커진 이유로 해당 건물의 필로티 구조를 지적한다. 불이 난 건물은 1,2층 상가건물 위에 필로티 구조로 아파트 4개 동이 지어졌다. 아파트에는 360여세대 1200여명이 거주한다. 

최원철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지하 주차장을 더 파게 되면 공사비가 많이 들어 경제성을 위해 필로티 구조를 많이 짓는데, 이는 화재에 취약하다"며 "이번 화재는 1층에서 불길이 발생했을 때 아무래도 필로티 1층 공간은 비어 있고 바람이 많이 불어 빠르게 불길이 퍼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필로티 구조는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부분이라 열린 공간이다. 열린 공간은 화재발생시 굴뚝처럼 되지만 현재 방화벽 설치는 의무가 아니다. 또한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필로티 벽이나 천장에 설치된 마감재는 불연재료를 사용해야한다. 그러나 화재가 났던 건물은 해당 법이 개정된 2016년 이전에 준공된 건물로, 불연재료를 사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해당 주상복합건물을 시공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대한 빠르게 복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건축설계 상 출구가 많아 주민들이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입주민들과 보상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다. 

화재의 위험성이 크지만 여전히 건설업계는 필로티 구조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입주한 '래미안 리더스원'에 필로티 가든을 꾸며 주민들을 위한 휴게공간으로 만들었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너힐즈' 또한 모든 동에 6m가량의 필로티를 세웠다. GS건설의 경희궁자이는 필로티에 마루가 설치돼 있기도 하다. 이들은 외부공간이다 오히려 담배꽁초 등 불씨가 생길 위험이 크다. 

최근 신축 아파트에서 필로티 구조가 필수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1층에 대한 수요자들의 거부감 때문이다. 1층은 사생활 침해가 심하다는 단점이 있어, 가격도 다른 층보다 저렴하다. 필로티 구조로 1층을 비어두면, 아이를 둔 가족들이 2층에 살면서 층간소음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이에 건설사들도 1층을 아예 비워두거나,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모든 필로티가 구조가 화재에 취약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공희 국민대 건축학부 교수는 "최근 만들어지는 필로티 구조들이 무조건 화재에 취약하다고 볼 순 없고, 필로티에 사용되는 마감재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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