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액면가 '5분의 1'로 쪼갠 카카오, 주가 영향은?
[초점] 액면가 '5분의 1'로 쪼갠 카카오, 주가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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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거래 촉진 등 호재 인식되지만 앞서 삼성전자·네이버 등은 고전
중장기 관건 '펀더멘털'···"두나무 美 증시 상장 추진 등 상승 동력 보유"
카카오 제주도 본사(사진=카카오)
카카오 제주도 본사(사진=카카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액면가를 5분의1로 쪼개는 분할에 나선 카카오의 향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모인다. 액면분할은 통상 호재로 여겨지지만, 그간 대형주의 선례를 보면 상승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다만 주요 자회사의 상장과 신사업 투자 성과 등 모멘텀이 충분하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까지 사흘간 액면분할을 위한 거래정지를 끝내고 15일부터 거래가 시작된다. 액면가는 5000원에서 1000원으로, 주가는 9일 종가인 55만8000원에서 11만6000원으로 줄어든다. 

액면분할은 주당 가격을 낮춰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를 촉진할 수 있다.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 등으로 긍정적 효과를 불러온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 같은 기대감에 카카오는 지난 2월25일 액면분할 공시를 낸 이후 주가가 15.2% 상승했다.

다만, 과거 액면분할한 주요 기업의 주가 추이를 보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5월, 50분의 1 액면분할로 265만원이던 주가가 5만3000원이 돼 황제주로의 종언을 고했다. 이로써 소액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용이해지면서 주가 상승을 기대했다.

하지만 되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줄곧 4만원선에서 머물렀고, 급기야 연말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에 3만원대까지 밀려났다. 이후 1년5개월이 지나서야 5만원선을 탈환했다. 현재 '팔만전자'로 올라섰지만, 지난해 하반기 본격 상승해서야 나타난 결과다.

2018년 10월 5대1 액면분할을 단행한 네이버 역시 기준가(14만2000원)을 회복하는 데 10개월 가까이 소요됐다. 지난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액면분할에 나선 상장사 10곳은 분할 후 3개월간 주가가 평균 16.4% 상승했다. 다만 하락한 곳이 6곳으로 더 많았다.  

자본시장 한 연구원은 "액면분할만으로 막연히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유통 주식수 확대로 인한 소액 주주의 접근이 수월해진다는 점에서 호재로 인식되지만, 어디까지나 기업 펀더멘털과는 관계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간 공시 후 기대감에 올랐다가 액면분할 후 지지부진해진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투자자 저변 확대로 인한 유동성 증가보다는 펀더멘털이 액면분할 후 주가 향방의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지분을 보유 중인 두나무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 기대와 핀테크, 엔터테인먼트 등 다방면에서의 공격적 투자 성과 가시화 등이 주가 상승 탄력을 지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가상화폐 시장의 활황과 거래대금 상승으로 두나무 관련 지분법이익 기여와 지분 가치가 모두 큰 폭 상승할 전망"이라며 "올해부터 내년까지 다수의 자회사가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고, 카카오톡 중심의 본업 성장 역시 가속화되면서 실적 성장과 모멘텀(동력)이 모두 부각된다"고 판단했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광고와 신사업 내 모빌리티, 페이, 유료콘텐츠 내 페이지, 픽코마의 고성장세가 지속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6% 급증한 8045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익 성장은 더욱 가팔라진 반면 PER(주가수익비율)은 과거 대비 낮아져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며 "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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