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늦둥이 효자 '외화보험'···당국 감시 강화, 왜?
보험사 늦둥이 효자 '외화보험'···당국 감시 강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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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보험료 1조 돌파, 연 평균 73.2% 증가
금감원, 삼성생명 등 5개 보험사 부문 감사
'저축성' 종신보험 판매···'불완전' 민원 증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뒤늦게 생보사 효자상품으로 부각된 외화보험(달러보험)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시와 규제가 강화된다.

이와관련 금융감독원은 최근 메트라이프·AIA생명·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업계 5개 보험사 담당자들을 소집해 부문감사를 진행중이다.

외화보험이란 보험금을 외국 통화로 수령하는 상품이다. 보험료는 직접 외화로 지불할 수 있고 또는 사전 약정에 따라 한화로도 지불 가능하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달러보험 수입보험료는 2017년 3230억원에서 2018년 6832억원으로, 2019년에는 969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3분기에는 누적 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2017~2019년 동안 연평균 73.2% 증가한 수치다. 

외화보험 계약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총 11개사의 외화보험 계약자 수는 2017년 1만4475명에서 지난해 16만5746명으로 11.5배 급증했다. 2018년과 2019년은 각각 5만7219명, 10만9537명으로, 연평균 146%씩 증가했다.

달러보험은 저금리 장기화와 환율 상승 기대감, 안정자산 등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달러와 대비 원화 환율이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던 2019년말까지는 푸르덴셜생명, 메트라이프 등 외국계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6개사가 13개 외화보험을 출시 판매했으며, 최근에는 국내 생명보험사들도 외화보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문제는 달러보험은 대부분 달러종신보험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보장성보험인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오인해 판매하는 등 불완전판매가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환율리스크도 주의해야 한다. 소비자가 달러보험 보험료를 꾸준히 완납해 보험금 수령시 환율이 하락했을 경우, 원화가치가 하락해 받을 수 있는 돈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화보험은 납입하는 보험료와 보험사고 발생시 수령하는 보험금이 모두 외국 통화로 이뤄지는 상품이다. 외화보험은 환율 변동에 따라 납입하는 보험료는 물론 향후 받는 환급금이나 보험금도 달라진다.

이처럼 달러보험 상품 판매시 상품 설명 불충분, 상품·약관 미설명 관련 등의 이유로 민원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외화보험 민원 건수는 2018년 2건, 2019년 2건, 지난해 15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9건 모두 상품설명 불충분, 상품·약관 미설명 관련 민원이다.

금감원의 생보업계 부문감사에 착수에 앞서 최근 금융위원회도 금감원과 리스크점검회의를 열고 외화보험 장기상품에 대한 신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3~5년 이상 외화 장기보험에 대해 사전 신고를 한 후 금감원에서 승인해야만 판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의 감시가 강화되자 달러보험 출시를 검토·계획중이던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 일부 생명보험사들의 일정도 보류한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금융당국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어, 보험사들의 판매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보험이 안전자산으로 알려져 투자상품으로만 오인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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