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행 앞두고 은행-非금융 '합종연횡'
마이데이터 시행 앞두고 은행-非금융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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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시장 겨냥 '동맹' 형성
국민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데이터·AI 신기술 개발
우리銀, 올해 네이버와 두 번째 협업···전략적 파트너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은행권이 타 업종과의 '합종연횡'을 본격화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 활성화를 위해 비금융권과 손잡는 것은 물론이고, 그간 서비스 공급에 있어 경쟁 관계에 있던 빅테크·핀테크와도 적극 협업에 나섰다. 마이데이터 시대를 앞두고 경쟁력을 끌어올리고자 '경쟁보단 상생' 전략을 구사하는 추세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데이터·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기술 개발과 디지털 생태계 확산을 위해서다.

협약을 통해 KB국민은행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비즈니스 모델 개선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최신 데이터와 AI 분석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 카카오 계열사와 처음으로 협업체계를 갖췄다. 2017년 카카오 계열사에 편입된 스테이지파이브와 체결한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금융·통신을 결합한 신규 서비스 제공에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신한 특화 요금제 등 금융·통신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 개발 △구독 경제 서비스, 디바이스 렌털과 같은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 △신한은행 20대전용 브랜드 '헤이영'을 활용한 공동 마케팅 등을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네이버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과 IT·포털서비스 분야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융합해 차별화된 혁신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양사는 이달 맺은 협약으로 MZ세대(1980년~2000년대 출생)를 겨냥한 금융-플랫폼 서비스 연계 콘텐츠를 개발하고, 공동 마케팅을 편다. 기업 간·소비자 간 거래를 위한 금융·플랫폼 융합 서비스 패키지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이 네이버와의 디지털 파트너를 약속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월에도 네이버의 금융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잡고 금융과 플랫폼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융복합 상품 개발 및 플랫폼 금융서비스 제공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빅테크, 정보통신기술(ICT)기업 등 비금융권 기업과 협력 관계를 다지는 것은 혼자만의 힘으로 플랫폼 강화와 디지털 혁신을 이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사업을 추진할 때 은행 자체적으로 하기보다는 시장에 안착한 업계 선두권 사업 파트너와 함께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마이데이터 시대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특성상 선점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한시라도 빨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NH농협은행은 11번가와 금융·유통 데이터를 결합한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 양사 플랫폼으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으며, BNK부산은행은 CJ CGV와 함께 금융·영화산업 간 융합을 주제로 한 신개념 디지털 콘텐츠를 출시할 계획이다. 디지털 시대 주 소비 세대인 MZ세대를 공략하려는 복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는 서비스 차별화도 쉽지 않지만, 금융소비자들이 한 곳에 익숙함을 느끼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고객이 인정하는 서비스를 위해서는 빅테크·핀테크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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