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동남아시아 우버'로 불리는 차량 호출·배달·금융서비스 플랫폼 '그랩'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을 통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그랩은 미 캘리포니아주 소재 투자회사인 알티미터캐피털이 설립한 스팩 '알티미터 그로스'와 합병해 미 증시에 입성한다.
합병 회사의 기업가치는 396억달러(약 44조5000억원)로 평가됐다. 지난 2019년 10월 그랩의 기업 가치가 150억달러로 평가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반 만에 2.6배 급등한 것이다.
이번 합병은 역대 스팩 상장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종전 기록인 유나이티드 홀세일 모기지(160억달러)의 두 배 이상을 웃돈다.
그랩은 이번 상장 과정에서 상장지분사모투자(PIPE)를 통해 최대 45억달러(약 5조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로 시작한 그랩은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 그룹으로 평가된다. 배달 서비스는 물론 금융·결제·쇼핑·보험 등을 망라한 종합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랩 앱은 동남아 8개국에서 2억1400만 건 이상 다운로드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배달 서비스가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다만 이 회사는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무디스 인베스터서비스는 그랩이 2023년까지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