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大魚'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추진···주관사 선정 착수
'10조 大魚'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추진···주관사 선정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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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증권사에 RFP 발송···내달초 주관사단 확정 예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금 1조 이상 확보 가능할 듯
그룹 지배구조 개편 '촉각···사 측 "순환출자해소와 무관"
대한민국 올해의 차에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유가증권시장 상장(IPO)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에게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최근 발송했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다시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9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국내 주요 대형 증권사는 물론 크레딧스위스(CS)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에도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진다.

통상 RFP 접수 이후 6개월 이내 상장되는 점에서 하반기 증시 입성이 유력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3일까지 제안서를 받은 뒤 다음달 초 주관사단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 건설과 인프라 개발 등을 주력으로 하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다. 최대주주는 지분율 38.62%인 현대건설이며 현대글로비스(11.67%) 기아자동차(9.35%) 현대모비스(9.35%)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지분을 갖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확보한 2대 주주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도 4.6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 비상장 주식 시세(주당 99만5000원)를 고려하면 현재 기준 시가 총액은 7조5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상장시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장외시장 시가총액은 8조원대에 달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10조원의 시가총액을 인정받을 경우 2대 주주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분가치는 1조원대로 불어난다. 이를 기반으로 정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오랜 숙제를 털어낼지 주목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을 통해 정 회장이 1조원대 현금을 손에 쥐게 될 경우 이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필요한 '실탄'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모비스→현대차→기아→모비스', '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제철→모비스', '모비스→현대차→글로비스→모비스', '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모비스'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국내 30대 대기업 집단 가운데 현대차그룹만 유일하게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0.32%를 비롯해 현대차 2.62%, 기아 1.74%, 현대글로비스 23.29%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같은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2018년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의 반대로 인해 중단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해 모듈 및 애프터서비스(AS) 사업부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을 그룹 지배회사로 두는 개편안을 내놨다. 시장에서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 및 합병 비율에 대해 이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IB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다시 추진할 경우 지난 2018년 추진했던 개편안을 보완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로부터 AS사업부를 분할시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이를 존속법인인 현대모비스 및 대주주가 공개매수할 경우 그룹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대주주 일가→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의 구조를 갖게 된다. 

다만, 이같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연내 재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미 한 차례 시도가 무산된 상황이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미래자동차 시장을 놓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기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측 역시 상장 추진과 지배구조 개편과는 선을 긋고 있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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