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단기금융시장 363.2兆···코로나19로 성장세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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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0 단기금융시장 리뷰'···2019년 17.5%→2020년 2.3%
"RP시장 제도 개선 미흡···CP시장 성장 둔화·단기사채 첫 감소"
우리나라의 단기금융시장 규모. (사진= 한국은행)
우리나라의 단기금융시장 규모.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단기금융시장은 코로나19 영향에 거래가 위축되고 금리가 상승하며 불안한 장세를 보이는 등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및 정책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 등으로 거래는 회복됐으나 금리는 크게 하락했다.

12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콜, 환매조건부매매(RP),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단기사채 등 단기금융시장의 현황 및 주요 이슈에 대한 분석을 담은 '2020년 단기금융시장 리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단기금융시장은 금융기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단기적인 자금 과부족을 조절하기 위해 통상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자금시장을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단기금융시장 규모는 363조2000억원으로 전년말과 비교해 8조3000억원(2.3%)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전년 대비 52조9000억원(17.5%) 성장하며 354조9000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성장세가 크게 줄은 모습이다. 지난해 단기금융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1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1년 새 분위기가 뒤집힌 것이다.

시장별로는 RP시장은 단기자금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및 자산운용사의 RP매도를 통한 자금조달 확대 등으로 거래 규모가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콜시장은 감소세를 꾸준히 이어오다 막판 증가세로 전환되며 소폭 증가 전환했다. 하지만 CP발행잔액이 소폭 증가하는 것에 그친 데다, 단기사채에선 'PF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가 부동산PF 채무보증 관련 건전성 규제 강화로 순상환되는 등 발행잔액이 제도도입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단기금융시장의 성장세 둔화를 주도했다. CD발행잔액 역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RP는 106조4000억원(전체 단기금융시장 규모 중 29.3%), 콜은 12조1000억원(3.3%) 등을 기록하는 등 전체 단기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대비 각각 3.2%포인트(p), 0.1%p 상승했다. 이에 반해 CP는 185조8000억원(51.1%)을 기록하며 전체 단기금융시장 내 비중이 0.4%p 줄었으며, △단기사채(48조9000억원, 13.5%)와 △CD(10조원, 2.8%) 등도 전년 대비 각각 1.9%p, 0.9%p 축소됐다.

특히 한은은 지난 2020년 중 도입된 RP시장 관련 제도의 효과가 다소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RP시장은 그간 성장세를 지속해 왔으나, △높은 익일물 거래비중(2020년 93.6%) △일률적인 증거금률(105% 내외) 관행 등이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정책당국은 RP시장 차환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7월 RP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회사에게 현금, CD 등의 현금성자산을 의무 보유하도록 규제했다. 또 같은 해 9월에는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회사에게 거래상대방의 신용위험, 담보증권의 특성 등을 반영해 최소증거금률을 차등 설정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하지만 제도 도입의 효과는 크지 않았다. 한은은 "담보증권별 증거금률이 차등화되고, CD에 대한 매입 유인이 확대되면서 채권형 헤지펀드의 레버리지 투자가 완화되는 등 다른 시장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라면서도 "하지만 RP시장에서 익일물 거래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제도 도입 효과는 미약했다. 정책당국은 물론 시장참가자 모두가 기일물 거래 확대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은은 CP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단기사채 시장 규모가 제도도입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점도 주목했다. 한은은 "CP시장의 성장세 둔화는 코로나19에 따른 신용경계감 등으로 '자산담보부 기업어음(PF ABCP)'이 감소한 데다, 코로나19에 대응한 예대율 규제 완화 등으로 정기예금 ABCP의 발행유인이 줄었다"라며 "이는 ABCP가 전년의 26조2000억원 증가에서 3조4000억원 감소로 돌아선 주요한 이유"라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사채는 ABSTB 뿐만 아니라 일반기업 및 금융기관 단기사채가 모두 감소했으며, 유동화회사 단기사채는 PF ABSTB 중심으로 감소했다"라며 "일반기업 단기사채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금융기관 단기사채도 증권사가 RP매도 등 다른 수단을 통한 자금조달을 확대하면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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