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 빠른 경제회복에 인플레 경계감↑···상승 압력은 제한적"
한은 "美, 빠른 경제회복에 인플레 경계감↑···상승 압력은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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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경제 포커스, 수요·공급·구조적 분석···"코로나發 불확실성 여전"
미국 개인소비지출물가(PCE) 기준 물가상승률(왼쪽)과 재화 및 서비스 가격 변동 추이. (사진= 한국은행)
미국 개인소비지출물가(PCE) 기준 물가상승률(왼쪽)과 재화 및 서비스 가격 변동 추이.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미국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면서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한층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 안착, 완전고용회복 및 주요 선진국 경제회복 지연, 달러화 강세 등의 요인으로 물가상승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1일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최근 미국 물가여건 점검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최근 미국에서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추진되고 신속한 백신접종 등으로 경기회복이 기대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물론, 추가 재정지출 방안도 예정돼 있어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9000억달러(GDP 대비 4.3%)의 재정부양책(5차)을 마련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추가 부양안(1조9000억달러), 인프라 투자 계획92조3000억달러) 등을 발표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평균물가목표제(AIT), 양적완화 등 완화 기조도 여전하다.

때문에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했던 미국 물가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개선되고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오름세가 점차 가팔라지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1월 전년 동기 대비 1.1% 상승한 데 이어 △12월 1.3% △2021년 1월 1.4% △2월 1.7%를 기록하는 등 상승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은은 향후 몇 달 동안 미국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폭 하락에 따른 반사효과, 투입요소 가격 상승, 보상소비에 따라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가파른 오름세는 장기간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수요측 여건으로 보면 백신 보급 등 팬데믹 확산이 진정되면서 경제활동이 점차 활발해지는 등 소비수요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실시된 3차례의 경기부양 정책으로 소득 기반이 강화되고 최근 주식 등 자산가격이 상승하면서 '부(富)의 효과'도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 소비 정상화 지연, 소비진작효과의 한계 등은 물가상승 압력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숙박, 항공 등 대면 접촉 경제활동이 제약되고 있고, 서비스가격 내 비중이 큰 임대료 역시 오름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서비스가격 상승은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라면서 "이와 함께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저축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다 증세 가능성도 커지면서 재정지출의 승수효과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팬데믹 충격으로 대내외 공급망이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재고축적을 위한 원료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부 공급채널에 병목현상이 나타나는 등 가격 불안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투입요소 가격 상승은 기저효과, 공급병목 등 일시적 요인에 기인하는 데다, 주요국 경제 활동이 점진적으로 재개되면서 글로벌 공급망도 차츰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구조적 여건으로는 △저임금 신흥국의 저가제품 공급 △생산·유통의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공약 신뢰 등이 팬데믹 이전의 낮은 물가를 지탱한 영향도 크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미국의 경우 신흥국으로부터 수입규모가 국가총생산(GDP) 대비 약 4분의 1 규모인데, 최근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다시 크게 늘고 있다"라며 "또 최근 기대 인플레이션의 변동이 단기에 집중되는 등 물가가 안정적으로 관리된 시기에 성장한 젊은 세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향을 시현한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백신접종 속도가 더딘 가운데 봉쇄조치까지 강화돼 경제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며, 금리 상승에 따른 미국 달러화지수(FRB)도 지난 1월 111.8에서 3월께 113.5로 1.6% 절상하는 등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서비스부문 정상화가 지연되고, 디지털경제가 확산되는 등 단기간 내 유휴인력을 해소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임금 상승이 비용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팬데믹 진행 상황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은은 "원자재가격 동향, 재정지출 시기·구성·승수효과 등 다수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서비스부문 회복상황,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변화 등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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