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쫓기는 입장 돼가는 한국의 길
[홍승희 칼럼] 쫓기는 입장 돼가는 한국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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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과 중국에서는 한국을 폄훼하는 미디어 뉴스들이 늘고 있다. 원래도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역사적으로도 얽히고설킨 사연이 많은 관계이다 보니 서로를 그다지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는 있었지만 근래 들어 사사로운 언사를 넘어 공영 미디어를 통해서도 객관성을 상실한 터무니없는 주장이나 비방들이 부쩍 늘었다.

일본은 극우의 편향된 주장인줄 알았던 한국 비방 비하발언이 대형 미디어를 통해 공공연하게 나오고 중국은 아예 한국의 역사적 실체조차 부정하려는 주장들이 관영매체를 통해서도 전달돼 한국 대중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그래서 3국 국민들의 서로를 향한 이미지는 그 어느 때보다 나쁜 것으로 조사된 자료들이 발표된다.

일본의 경우는 지난 30년간의 경제적 침체로 세계 속에서의 위상이 약화되는 데 따른 초조감과 그로 인해 삶이 팍팍해진 대중적 불안감을 소위 말하는 혐한 분위기로 분출시키는 모양이고 중국의 경우는 고속성장에 따른 내부의 빈부격차 심화 등으로 커져가는 불안정한 사회 분위기를 엇나간 애국주의로 유도해가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본이나 중국이나 다 한국이 만만해 보여서 자국내 불안감과 불만을 쏟을 대상으로 삼는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일본은 과거 식민지 시절을 영구적인 한일관계의 모델로 삼으려 하고 중국은 조선 4백여 년의 역사를 한`중 관계의 기본 틀로 삼고자 하며 이를 확대, 심화, 왜곡시키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이 여전히 가난한 나라라고 멸시함으로써 내부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중국은 ‘대국’인 중국이 아시아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논리로 대중들을 끌고 감으로써 내부 문제들을 덮으려 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의 산업과 기술발전에 대한 경계와 선망을 다 감추지 못한다.

그들이 자부심을 갖는 대목에서는 분명히 맞는 팩트지만 그것만으로 개운하게 한국을 무시할 수는 없는 그들의 초조감 또한 느껴진다. 한국 인구의 2.5배에 달하는 인구와 그 이상으로 큰 국토를 가진 일본의 GDP는 한국의 3배이지만 1인당 GDP는 대폭 줄어들었고 구매력지수는 역전됐다는 조사결과도 일부 있을 만큼 한국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의 경우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부품 수출금지로 선전포고를 요란하게 하고도 실익을 전혀 얻지 못해 정권 차원에서는 부담감이 커졌다. 아베 정권이 퇴진했다지만 결국 정권 내부 인사가 계승함으로써 그 부담에서 벗어나지도 못했다.

중국의 경우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고 군사강국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여전히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대도시의 부유함은 어느 면에서 한국이나 일본을 앞지르고 있지만 중국 전체를 놓고 보면 대다수 중국인의 생활수준은 매우 낙후돼 있다.

지역별 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빠른 영토 확장으로 다민족 국가를 이루고 있지만 흡수된 민족들에 대한 차별은 세계적인 인권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난한 농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몰려들지만 이들은 기본생계를 영위하기에 급급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압박은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성급한 산업발전 전략은 곳곳에서 구멍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무리 엄격한 법적용을 해도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이 경험하듯 국가의 막대한 산업지원 자금들은 줄줄 새며 국가 전체적으로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큰 성장세를 보임에도 금융부실이 커져간다.

이에 비하면 한국은 지금 경제성장도 차분하게 이루어지고 사회 시스템은 개도국의 단계를 넘어서며 틀이 잡혀가고 있다. 문제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구멍들이 차츰 좁혀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한국을 향한 이웃 국가들의 공격은 한국이 앞서 나가는 모든 분야를 향해 쏟아진다. 세계 1위 반도체기업 삼성을 타깃으로 한일 경제 전쟁이 벌어졌고 한국문화의 영향력 확대를 막겠다고 김치, 한복 등등이 죄다 중국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억지도 튀어나온다.

앞사람 뒤통수만 보고 열심히 쫓아가면 발전이고 성장이던 시절이 끝났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이제는 우리가 길을 열고 뒤쫓아 오는 경쟁자들을 의식하며 달려야 할 시대가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제 몇몇 분야에서는 쫓기는 자의 긴장감을 다잡을 그 때가 되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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