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300조 외화금고 입찰 '썰렁'···참여 은행 無
국민연금 300조 외화금고 입찰 '썰렁'···참여 은행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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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금고은행 3번째 입찰 흥행 실패
운영비용↑·수익성↓···"부담 큰 사업"
사진=김현경 기자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민연금공단 외화금고은행 선정을 위한 세 번째 입찰이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국민연금 해외투자 규모가 300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정작 외화업무를 담당할 은행 입장에서는 운영비용이 만만치 않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5일 '외화금고은행 선정'을 위한 입찰 재공고를 냈다. 앞서 지난 2일 마감된 외화금고은행 입찰에 참여한 은행이 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외화금고은행으로 선정되면 △외국환 거래 출납사무 △외화 보통예금 계좌 관리 △외화 단기자금 한도 관리 △해외주식·채권·대체 관련 수입금 및 결제자금 내역 확인 △대내외 송금 및 환전업무 △외국환 거래법에 따른 외환당국 보고 및 신고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은행은 외화송금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규모는 303조9000억원으로 전체 적립금  833조7000억원 대비 36.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규모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에 오는 2024년까지 해외투자 규모를 50%까지 늘릴 계획인 만큼 앞으로 외화금고은행이 다룰 외화 규모 또한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까닭에 차기 외화금고은행 선정을 두고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렸었지만 결과는 흥행 실패였다. 외화업무 수행에 들어가는 비용 대비 이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 외화금고를 맡기 위한 인력·전산시스템 구축 비용이 수수료를 통해 얻는 이익보다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국민연금은 올해 1월과 2월에도 외화금고은행 선정 입찰 공고를 냈지만 모두 유찰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전에는 공공기관 자금관리 업무 경험을 쌓기 위해서라도 사업에 참여했었는데, 지금은 실리는 따지는 추세"라며 "(국민연금 외화금고 업무에는) 전산비용도 많이 들어가고 인원도 많이 투입돼야 하는데, 마진이 거의 없어서 정작 수익이 날 만한 볼륨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도 기업이라 비용 대비 수익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선정 공고만 봐도 업무량은 방대한데 수익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점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연금 외화금고은행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의 외화금고 업무 계약기간이 끝나는 오는 6월 말까지 차기 외화금고은행이 선정되지 않을 경우 해당 업무는 당분간 하나은행이 이어가게 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존 (하나)은행과 계약을 했을 때 중간에 공백이 없도록 후발 기관과 계약하기 전까지 계속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며 "(하나은행과) 계약을 계속하겠다는 건 아니고 차기 은행 선정 절차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오는 16일 오후 3시까지 다시 한번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이후 이달 말 현장실사를 거쳐 5월께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여러 차례 유찰된 사업인 만큼 네 번째 입찰이 흥행할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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