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알림'도 없었다"···롯데 '안일한 코로나 대응' 빈축
"아무런 '알림'도 없었다"···롯데 '안일한 코로나 대응'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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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 직원 대상 공지·안내 없어"···사측 "부문장끼리 공유"
산업보건당국 "사업장 이용 전 인원에 알려야···선별할 이유 없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주요 대기업 선제 대응에 나서는 것과 대조"
롯데칠성음료 서울본사 (사진=네이버지도 갈무리)
롯데칠성음료 서울본사 (사진=네이버지도 갈무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회사 건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직원들 사이에서 돌았는데 회사 차원의 아무런 공지가 없어 답답했습니다. 확진자 발생이 확인된 이후에도 제대로 된 안내가 없어 회사 비상체계 시스템에 의문이 들었고, 직원들 안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롯데칠성음료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전날(1일) 오전 롯데칠성음료 서울 송파구 신천동 본사 4층에서 근무하는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해당층 근무자 전원 귀가조치 및 검사를 받도록 했다"면서 "지역 역학조사관과 함께 밀접촉자, 일반접촉자 등에 대한 매뉴얼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확진자 발생 이후 대응 과정에서 해당 사실을 사업장 직원들에게 제대로 공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물에서 근무하는 롯데칠성음료 직원 A씨는 "전일 아침 코로나19 확진자 이슈가 있었음에도 '주의하라'는 등 회사 측 안내나 공지가 없었다"며 "이후 저녁 7시 일부 층을 소독한다는 공지를 받았지만 그 어느 곳에도 확진자 발생 등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또 이날까지 확진자 관련 아무런 당부나 조치가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모바일 응용프로그램)인 블라인드 게시판에서도 "공지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 "구성원 건강보다 일이 먼저냐" 등 직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접촉자 등 필요한 직원에 대해서는 귀가 조처 및 보건소 검사 권고 등 공지가 이뤄졌고 관련 현황에 대해서도 부문장들끼리 서로 다 공유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지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건물 이용 인원 전체에게 관련 정보를 고지하도록 돼 있다.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 관계자는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확진자 발생 사실 또는 방문 사실 등 정보에 대해 모든 근로자에게 알리고, 접촉자 등은 역학조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해야 한다"며 "기본적인 지침상으론 건물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알리도록 돼 있으며, 기업의 전파 방식은 다를 수 있지만 특정 사유가 없다면 선별해서 알릴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제는 롯데 계열사가 확진자 발생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등 미온적인 대응을 했다는 지적이 앞서 제기된 바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한 언론매체는 '롯데그룹의 유통계열사 롯데백화점 미아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이 사실을 고객들에게 제대로 공지하지 않았으며, 접촉자 등에 대한 추가적인 대응 조치에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롯데칠성음료가 확진자 사용 공간에 대한 소독 등 방역 조치가 이뤄진 시점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회사가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확인한 시점은 전일 아침이었으나 소독 등 방역 조치가 이뤄진 건 직원들이 퇴근한 이후인 7시였기 때문이다. 방역 지침에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되진 않았지만 선제 대응에 나선 다른 대기업들의 조치와 비교하면 아쉽다는 의견이다. 

회사는 사내 공지를 통해 "코로나19 예방 관련해 사무실 소독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니 업무에 참조하기 바란다"며 7시 이후 확진자가 발생한 4층을 비롯, 일부 층의 사무공간 소독을 진행한다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른 대기업의 경우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즉시 해당 층 전체 인원을 귀가 조처한 뒤 해당 층 폐쇄 및 소독을 하며, 해당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확진자 발생 등 정보에 대해 고지 후 방역 수칙 등을 안내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확진자 발생 시 바로 해당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원에 사실을 공지하고 해당 층 역시 바로 소독을 진행한다"며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으며 보다 강도 높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회사 내부 대응 조직이 있으며 사내 매뉴얼과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조치가 다 이뤄지고 있다"며 "방역은 어제 저녁에 이뤄졌으며, 정확한 방역 시간은 모르지만 확진자가 발생한 4층의 경우는 전체 귀가 조처를 한 만큼 비워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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