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OPEC+ 단계적 증산 합의에도 급등···왜?
국제유가, OPEC+ 단계적 증산 합의에도 급등···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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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WTI 3.9%↑···불확실성 해소·美 수요 증가 '낙관'
금값, 달러 강세 '주춤'·국채 금리 하락에 0.8% 상승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시설 두 곳이 무인비행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잠정 중단되면서 국제유가가 19% 이상 폭등했다.(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5월부터 단계적으로 증산하기로 결정했는데도 급등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29달러(3.9%) 급등한 배럴당 61.45달러에 마감했다. 런던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북해 브렌트유 역시 2.12달러(3.4%) 오른 배럴당 64.8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원유시장은 OPEC+ 석유장관 회의 참가국들이 세계 경기 회복을 고려해 5~7월 감산을 점차 완화하기로 합의한 소식에 주목했다.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참가국들은 5월 35만배럴, 6월 35만배럴, 7월 44만1000배럴씩 하루 감산량을 완화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또 사우디가 지난 1월부터 실시해 온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인 자체 감산을 5월 25만배럴, 6월 35만배럴, 7월 40만배럴 등 단계적으로 철회하겠다고 설명했다. 오는 7월 말에 자발적인 감축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다.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3차 팬데믹 확산과 그에 따른 봉쇄조치 연장으로 수요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들이 증산에 합의했음에도 국제유가가 급등한 이유는 뭘까?  

먼저 산유국회의 시작부터 감산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기 때문에, 시장은 단계적인 증산을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였다는 관측이다.

더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분석가는 “OPEC+가 얘기한 증산 규모는 매우 완만하기 때문에 늘어나더라도 시장은 여전히 빡빡할 것”이라고 말했다.

벨라데라 에너지의 매니쉬 라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은 7월까지 뚜렷한 경로가 있다는 데 열광했고, 이번 합의로 인해 지난해 12월부터 제기된 '월별 생산량 조정'이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전세계 경제활동이 회복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증산 규모는 큰 편이 아니다”면서 “OPEC+는 전반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격리 조체 해제가 수요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전세계 시장에서 원유가 계속 모자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미국에서 연료 사용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국제유가 상승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글로벌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미국에서 격리 조치 해제가 수요를 늘릴 것이기 때문에 전 세계 시장에서 원유가 계속 모자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산유국회의를 하루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전화를 걸어 적정한 에너지 공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미국의 셰일석유 생산업체가 상당수 파산한 상황이어서 사우디가 생산을 늘려줄 것을 희망한 것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한편 국제 금값은 상승했다.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고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하락하면서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12.80달러(0.8%) 상승한 1728.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금값 부담을 덜었다. 달러도 5개월 내 최저치에서 내려오면서 금값 상승에 일조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 주는 ICE 달러지수는 0.29% 내린 92.96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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