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쟁이' 신춘호, 다시 '農心'으로
'라면쟁이' 신춘호, 다시 '農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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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임직원 애도 속 영결식 마치고 경남 밀양 선영에 안장
신동원 부회장 "소박하면서 위대한 아버지 농심철학 이을 것" 
30일 오전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열린 신춘호 회장의 영결식을 위해 고인의 손자인 신상열 농심 부장이 영정을 든 채 입장하고 있다. (사진=농심)
30일 오전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열린 신춘호 회장의 영결식을 위해 고인의 손자인 신상열 농심 부장이 영정을 든 채 입장하고 있다. (사진=농심)

[서울파이낸스 천경은 기자] "돌이켜보면 시작부터 참 어렵게 꾸려왔다. 밀가루 반죽과 씨름하고 한여름 가마솥 옆에서 비지땀을 흘렸다. 내 손으로 만들고 이름까지 지었으니 농심의 라면과 스낵은 다 내 자식 같다. 배가 고파 고통 받던 시절, 내가 하는 라면사업이 국가적인 과제 해결에 미력이나마 보탰다는 자부심을 가져본다. 산업화 과정의 대열에서 우리 농심도 정말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이제는 세계시장을 무대로 우리의 발걸음을 다그치고 있다." (고 신춘호 농심 회장 저서 '철학을 가진 쟁이는 행복하다' 중) 

자신을 '라면쟁이'라 부르면서 한국 라면산업의 자존심 농심(農心)을 일궈낸 신춘호가 경남 밀양시 선영에 묻혔다. 그의 뿌리이자 농심의 근원인 흙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30일 농심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본사에서 지난 27일 새벽 지병으로 별세한 신춘호 회장의 유족과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농심에 따르면, 고인의 운구는 이날 오전 5시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 이후 서울 용산구 자택을 거쳐 신대방동 본사를 찾았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열린 신춘호 회장 영결식에서 유족 대표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농심)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열린 신춘호 회장 영결식에서 유족 대표로 인사하고 있다. (사진=농심)

고인의 손자 신상열 농심 부장이 영정 사진을 들었고, 고인의 아들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고인의 부인 김낙양 여사, 고인의 사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이 뒤따랐다.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아들),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아들),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딸), 신윤경씨(딸·서경배 회장 부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동생) 등 다른 유가족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영결식에서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의 철학은 뿌린 대로 거둔다는 믿음이 바탕이며, 노력한 것 이상 결실을 욕심내지 않는 것"이라면서 "아버지의 철학을 늘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농심은 농부의 마음이며, 흙의 마음이다. 아버지가 살아오시는 동안 가슴속 깊이 품었던 마음을 고스란히 받들어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장례위원장인 박준 농심 부회장은 "40년간 회장님을 모시며 배운 건 좋은 식품으로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철학과 라면으로 세계 1등을 해보자는 꿈이었다"라며,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골라 묵묵히 걸었고 그 결과 '신라면'처럼 역사를 바꾼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되짚었다.  

영결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고인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식품 회장을 비롯해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주정부, 이탈리아 PVM, 일본 닛신 등은 추도서신을 보내 고인의 영면을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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