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안보고서①] 코로나로 가계·기업 빚, GDP의 2배 넘겨 '역대 최대'
[한은 금안보고서①] 코로나로 가계·기업 빚, GDP의 2배 넘겨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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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금융안정지수 8.9···'주의단계' 소폭 상회
영끌·빚투로 가계부채 급증···전년比 7.9%↑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생활고와 경영난을 겪는 가계와 기업이 은행 등에 손을 벌리고, 부동산·주식 투자 자금 대출까지 급증하면서 민간(가계·기업)의 빚이 나라 경제 규모의 두배를 넘겼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1년 3월)'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말 현재 민간 부문의 신용(가계·기업의 부채)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15.5%로 집계됐다. 민간 부문의 부채가 GDP의 두배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명목GDP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민간신용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년대비로는 18.4%p나 뛰었다. 이 역시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이에 따라 부문별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과 장기추세 간의 갭도 확대됐다. 지난해말 GDP 대비 가계신용의 갭은 5.9%로 전년말 대비 5.6%p 높아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던 2008년 4분기(1.7%p)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GDP 대비 기업신용의 갭은 9.2%로, 8.9%p 늘었다.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분기(10.6%p)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가계부채가 지난해말 1726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9% 늘었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10.7%)가 확대된 가운데 2019년 하반기 이후 감소했던 비은행 가계대출도 작년 하반기 들어 증가로 전환했다. 실제 비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1분기 -1.2%에서 2분기 -0.6%로 감소했다가 3분기 들어 2.1%로 증가전환했고 4분기에는 4.2%로 치솟았다. 가계대출 중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 주택거래량 증가로 빠르게 늘어났고, 기타대출도 주식투자수요 확대 및 신용대출 규제 강화 이전 선수요 가세 등의 영향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가계 빚은 빠르게 증가했지만 처분가능소득은 0.2% 감소하면서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175.5%로 높아졌다. 전년동기대비 13.2%p 증가해 소득대비 채무부담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한은은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고용·업황 부진 등으로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될 경우 채무상환능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향후 경기회복이 차별적으로 진행되면서 취약가구 등을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현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신용은 2020년말 현재 2153조5000억원으로 전년(7.8%)보다 증가세가 10.1% 불었다. 금융기관 기업대출(1359조4000억원)은 코로나19 관련 자금수요 및 정부·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이어지면서 높은 증가세(15.3%)를 지속했다. 회사채는 신용경계감 강화 등의 영향으로 순발행규모가 2019년 15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11조4000억원으로 축소됐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한은은 전체적인 금융시스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지난달 전반적인 금융시스템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인 금융안정지수(FSI)는 8.9로 주의단계(8)를 상회했다. 지수는 작년 4월중(23.9) 위기단계에 진입했다가 하락해 10월 이후 주의단계 임계치(8)를 소폭 상회하고 있다. 최근 장기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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