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한 보험사 CEO···주가부양·수익률 '1석2조'
자사주 매입한 보험사 CEO···주가부양·수익률 '1석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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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회사 주식을 사들이던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웃음 짓고 있다. 지난해 삼성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CEO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해진 투자심리를 달래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바 있다. 이후 코스피가 활력을 찾고 시중금리도 오르면서 수익률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진 왼쪽부터)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사진=각사)
(사진 왼쪽부터)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사진=각사)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6일 보통주 2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취득 단가는 7만8000원이며 총 금액은 1억5600만원이다. 전 사장은 지난해 3월에도 삼성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6000주를 매입한 바 있다. 매입 규모는 약 1억9775만원이었다. 지난 18일 현재 종가기준 수익률은 136.7%로 삼성생명 주가가 상승하면서 전 사장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도 크게 늘었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도 자사주를 대거 매입했다. 여 사장 역시 지난해 3월 한화생명 주식 3만주를 3405만원에 취득했는데, 현재 한화생명 주가를 반영한 평가액은 9195만원에 달한다. 수익률은 171.8%로 집계됐다. 한화그룹의 다른 계열사 CEO인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사장도 지난해 자사주 총 10만주를 사들였다. 지난해 3월 중 동전주(931원)로 추락했던 한화손보의 주가는 현재 4000원대를 넘어서며 강 사장의 지분 평가액은 4억2800만원까지 치솟았다. 매입당시와 비교한 현재 수익률은 149.8%다. 

반면 쓴웃음을 짓는 CEO도 있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다른 이들과 비슷한 시기 자사주를 사들였지만 아직도 약 10.5% 손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 2월 797주를 약 1억6746만에 매입했지만 현재 평가액은 약 1억4900만원대다. 다만 이들 CEO들이 퇴임한 이후 자사주를 처분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전언이다.  

CEO의 자사주 매입은 위기 속에서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치거나, 취임 후 책임 경영 메시지를 임직원과 주주들에게 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들 CEO들이 공격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던 지난해 3월은 대표이사 취임 당시와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코스피가 1400선으로 급락한 시기였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CEO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회사 비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대다수 보험사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데다, 시중 금리도 오르고 있어 보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2.9%, 23.0% 각각 증가했다. 또 보험주는 금리와 동행하는 경향이 있는데,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7월 0.83%에서 지난달 1.00%로, 10년물은 같은 기간 1.35%에서 1.85%로 상승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백신 접종 확대로 코로나19가 완화되며 경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등 향후에도 시장금리 상승이 전망되고 있다"며 "보험업은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특히 장기채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대표적인 수혜업종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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