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수시채용 시대···취업문 더 좁아진다
은행권, 수시채용 시대···취업문 더 좁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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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직·맞춤형 인재 선호···공채보다 채용규모 작아
"코로나19·디지털 환경 등 예년 규모 유지 어려워"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장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 (사진=은행연합회)
지난 2019년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장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 (사진=은행연합회)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채용 시즌이 다가왔지만, 올해 은행권 취업문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대규모 공개채용' 대신 소규모로 맞춤형 인재를 채용하는 '수시채용'으로 방향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다 최근 점포와 인력을 줄이며 디지털화에 주력하는 상황이어서, 취업준비생이 체감하는 은행권 취업문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현재 15건의 수시채용을 진행 중이다. 데이터 기획자부터 데이터 인프라 전문가, 인공지능(AI) 모델링, 웹 크롤러, 디지털 제휴·신사업 등 전문인력이 모집 대상이다. 모집인원은 따로 정해두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이달 서류를 접수받고,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맞춤형 인재를 뽑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데이터분석, 디지털 마케팅, 퇴직연금 마케터, 빅데이터, 프로젝트 매니저, 지분투자(PI), 글로벌IB금융 등 담당자를 뽑는 26건의 수시채용에 나섰다. 3월 중으로 서류 및 면접전형을 진행한 후 각 부문의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역시 전문직무직원(건강관리/의료부문, 리크루팅)과 퇴직직원 재채용(스마트 어드바이저·ISA신탁형 지원업무), 파트타이머 채용으로 나눠 상시채용을 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중 수시채용이 아닌 상반기 공채를 진행하는 곳은 NH농협은행이 유일하다. 수시채용이 활발한 것과 달리 공채는 작년보다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NH농협은행은 340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으로, 지난달 22일까지 접수받은 서류를 검토해 온라인 인·적성 검사, 필기시험, 면접을 거쳐 4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원래 상반기 공채를 하지 않는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을 제외하고, 나머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아직 채용 계획 여부를 정하지 못했다.

업계는 공개채용보다는 수시채용 방식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뚜렷해졌다고 진단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규모 공채가 쉽지 않을뿐더러 디지털 전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정보기술(IT), 데이터, AI 등 관련 전문인력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은행 입장에선 필요한 시기에 적합한 인원을 뽑을 수 있어 수시채용방식이 유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직 상반기 채용 계획 여부를 정하지 못한 신한은행도 올해 디지털, ICT 분야 등의 수시 채용을 확대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수시채용의 비중이 커지면서 은행권 채용문이 더욱더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수시채용은 대규모 인원을 뽑는 공채보다 채용규모가 작고 대략적인 모집인원이나 시기를 가늠할 수 없어, 취업준비생 입장에선 달갑지만은 않은 방식이다. 스펙 쌓기나 서류·면접 준비를 미리 해둬야 하는 셈이다.

더군다나 은행들이 각 부문별로 수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지만, 대부분이 경력직 채용이다. 취업준비생이 체감하는 은행권 상반기 채용문이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아직 진행형이고, 최근 점포와 인력을 줄이고 있어서 예년의 채용 규모를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공채가 어려워진 만큼, 수시채용을 통해 맞춤형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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