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꿈틀대는데···은행 가계대출 1000조 '훌쩍', 어쩌나?
금리 꿈틀대는데···은행 가계대출 1000조 '훌쩍', 어쩌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월 6.7조 '역대 두번째'···생계자금·주택자금 수요 몰려
"금리 상승기·코로나대출 포함, 연착륙 방안 마련 시급"
사진=서울파이낸스DB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올해 2월 은행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6조7000억원 늘어나며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자금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지난해 4분기 주택 매매와 전세거래 관련 대출이 늘어난 것이 가계대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2.4 부동산 공급 대책, 3월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 등 각종 대책들이 앞으로 가계대출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한국은행은 보고 있다.

최근들어 시장금리가 꿈틀대고 있는데다 부실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코로나19 관련대출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가계대출 억제는 물론 기존 가계대출의 연착륙을 위한 적극적이고 세심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한은이 발표한 '2021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0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에 비해 6조7000억원 증가해 100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속보치 기준 지난해 2월 900조원을 돌파한 이후 12개월 만에 1000조원을 넘어섰다. 매년 2월 기준으로는 지난 2004년 통계 작성 이래 두 번째로 큰 증가액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대규모 확산되기 이전인 지난해 2월(7조8000억원) 증가액이 가장 컸다. 

가계대출은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과 일반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으로 구성된 기타대출을 합친 금액이다. 지난달에는 주택담보대출 급증이 가계대출 증가에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대비 6조4000억원 늘었다. 역시 2월 기준으로 두 번째로 큰 증가세를 보였다. 역대 최대치는 지난해 2월(7조8000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주택 매매거래가 늘어나면서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대출이 시행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 2월은 신학기가 시작되는 데다 이사철도 맞물려 전세대출 역시 수요가 몰렸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가운데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은 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만2000호로 전월(8만7000호)대비 줄었고, 수도권은 3만호로 전월(3만8000호)대비 감소했다. 또한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4만1000호에서 3만6000호로 줄었다.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말 받아놓은 주택 관련 대출이 시차를 두고 실행되면서 2월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월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 기타대출 잔액은 268조9000억원으로 전월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 전월대비 2조6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축소된 규모다. 설 상여금 유입에 더해 1월말부터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조정압력을 받으면서 주식투자 관련 자금수요가 둔화된 영향이다. 코스피·코스닥을 합한 개인 주식 순매수세는 지난해 12월 4조원에서, 지난 1월 25조9000억원으로 폭증했다가 2월 9조6000억원으로 다시 몸집을 줄였다. 

박성진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3월 전망에 대해 "정부의 2.4 부동산 공급 대책은 물론 3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며 "실물경제 회복에 따른 부동산시장 전망 등 앞으로 가계대출의 향방을 속단하긴 어렵다. 정부의 여러가지 대책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995조300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8조9000억원 늘었다. 2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관련 통계 작성이후 가장 큰 폭 증가했다. 개입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6조6000억원→8조4000억원)과 개인사업자대출(4조1000억원)의 전월대비 증가폭도 2월 기준으로 가장 컸다.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지속 등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대기업대출(3조4000억원→6000억원)은 전월 계절요인 소멸, 회사채 발행 확대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