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스마트홈 강조하는 건설업계···소비자 평판은 '바닥'
[초점] 스마트홈 강조하는 건설업계···소비자 평판은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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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 스마트홈 앱 평점 1~2점 수준
불량한 연결·느린 속도·접속 오류 등 지적사항 수두룩해
'지능형 홈네트워크 기준'에 IoT 연결서비스 규정 없어
'스마트홈' 서비스 설명 예시. (사진= GS건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 최근 서울의 한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40대 H씨는 스마트폰을 통한 '스마트홈' 사용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다. 추운 겨울날 퇴근길에 보일러를 미리 틀어놓고 싶었지만,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은 작동하지 않았다. 건설사들은 언제든지 외부에서도 집안 내부를 조정할 수 있었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지만, 실상은 접속 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것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분양을 진행하면서 가구 내 전등·가스·냉난방·전기 등 생활환경을 제어하는 것은 물론, 엘리베이터 호출, 공기질 관리, 도어록 잠금 등을 스마트홈 시스템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특히 TV 광고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내부 기능들을 제어할 수 있는 것처럼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 스마트홈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수시로 발생하는 앱 연동 문제에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분양 당시 스마트홈 앱 연동이 가능하다고 홍보한 단지들 가운데 일부는 사용 자체가 불가했다.

실제로 이날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스마트홈 앱 소비자 평균 점수는 1~2점(5점 만점)대에 불과했다. 대우건설이 자사 브랜드 아파트에 제공하는 '푸르지오 스마트홈'이 3.3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건설사 스마트홈 앱 평점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현재 등록된 스마트홈 앱 평점 순으로는 △푸르지오 스마트홈(대우건설) 3.3점(총 478건의 평가) △NUGU 스마트홈(SK건설) 2.4점(2309건) △Hi-oT 스마트홈(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2.3점(120건) △래미안 스마트홈 2.0(삼성물산) 2.3점(87건) △아이파크 스마트홈 2.0(HDC현대산업개발) 2.3점(80건) △캐슬 스마트홈(롯데건설) 2.2점(293건) △포스코 더샵 스마트 앱(포스코건설) 1.8점(190건) △e편한세상 스마트홈 2.0(DL이앤씨) 1.6점(744건) △S&D 스마트홈(GS건설) 1.6점(74건) 순이다.

스마트홈 앱 이용자들은 대개 불안한 연결 신호에 따른 작동 오류, 느린 반응 등에서 불만을 표했다. 인천 연수구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C씨는 "불을 켜는 시간을 설정하거나, 외부에서 방문자가 있다고 알람이 떠서 확인하려면 기다리는 시간만 한 세월"이라면서 "연결도 자주 끊기고 반응도 느리고, 최근에는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공공에서 제공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LH 스마트홈'의 앱 평점이 3점대인 것을 고려하면, 민간 건설사들의 앱 평점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점수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지난 2018년 입주한 인천 영종 '스카이시티자이'는 분양 당시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집안 내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여전히 '
지난 2018년 입주한 인천 영종 '스카이시티자이'는 분양 당시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집안 내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GS건설 스마트홈 앱에는 단지명이 검색되지 않고 있다. (사진= 각 애플리케이션 갈무리)

뿐만 아니라 건설사들은 아파트를 분양하며 스마트홈 앱 연동이 가능한 것처럼 홍보했지만, 일부 단지에서는 앱 사용 자체가 불가한 단지도 있었다. 실제로 인천 영종 '스카이시티자이'는 스마트홈 앱을 연동해 집안 내부 기능을 조정할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앱을 지원하는 단지 목록에서 제외돼 있다.

애프터 서비스도 주요 불만사항 중 하나다. HDC현대산업개발에서 제공하는 아이파크 스마트홈 2.0은 최종 업데이트 날짜가 지난 2019년 4월에서 멈췄다. GS건설의 S&D스마트홈 역시 자이 아파트에 제공하는 가장 최신 버전의 앱이지만, 2019년 11월 이후 업데이트는 없었다. 옛 버전인 '자이 스마트홈'의 경우 이달까지도 사용자 의견이 게재되고 있지만, 2016년 10월 이후 어떤 업데이트도 제공되지 않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서비스들이 많고, 스마트폰과의 연동도 빈약해 활용도가 떨어진다"라며 "당초 건설사들이 플랫폼을 개발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연동 앱 개발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더욱이 준수한 시스템을 유도해야 할 법체계도 미비한 점이 있어 이런 문제를 더욱 야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홈 관련 가이드라인인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에는 현재 서버실·단지네트워크·월패드 등과 관련한 규정이 있지만, IoT 등 연결 서비스와 관련된 규정은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이라는 시스템이 이동통신, 가전기기 업체들과의 연동을 해야 하고, 건설사에서는 소프트웨어와 같이 플랫폼을 직접 제공하는 기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준비가 미흡한 부분이 있다"라면서도 "스마트홈 관련 기준에는 휴대폰 연결과 관련한 규정이 포함돼 있지 않은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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