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 국채금리 상승에도 달러지수 하락···1100원대 박스권
[주간환율전망] 美 국채금리 상승에도 달러지수 하락···1100원대 박스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 금리상승 파월 진단 '촉각'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 딜러가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 딜러가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22~26일) 서울 외환시장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진단에 주목하며 1100~1110원대 좁은 박스권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이번주에도 가파른 상승을 이어가며 달러화가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 0.50% 기준금리 동결이 확실시 된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9시1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에서 1.2원 내린 달러당 1104.7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장대비 0.1원 오른 달러당 1106.0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이내 하락전환해 1104원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1일(현지시간) 오후 7시12분께 1.357%를 기록한 가운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뉴욕 증시 종가 대비 0.04% 하락한 90.29선까지 내렸다. 통상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달러화도 강세를 띄는 현상이 나타나지만 유로화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지표에 상승세를 보이고 파운드화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 기대감에 상승해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회복 기대감 강화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미 국채금리 상승과 제한적 달러화 강세 심리로 이어지고 있지만, 위험자산 선호심리 역시 강해지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안전자산이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 가격은 온스당 1784달러로 연중 최저치 수준을 기록 중인 반면,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은 약 5만6000달러로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금리 상승으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약화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다만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데 따라 강(强)달러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살아있다. 미 국채 10년물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인 1.3%에 안착하면서 시장은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부담, 채권으로의 자금이동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미 국채금리 상승은 신흥국 증시 투심 악화의 도화선이었다. 그 결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수입 결제를 비롯한 실수요와 저가매수 물량 유입이 더해질 공산이 높다. 

오는 24일(한국시각) 파월 의장이 상·하원 반기 통화정책 증언에서 금리 상승세를 꺾어 놓을 것일지가 한층 중요해진 이유다. 파월 의장은 통화완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견지해 왔다. 일시적인 물가 상승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밝혔다. 이번 증언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금리가 더 오를 경우 장기채권 매입 확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는 힌트를 줄 것인지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추가 완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만 했다.

대규모 미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미 하원은 1조9000억달러 부양 법안을 가결할 계획이다. 하원은 민주당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어 법안 통과에 별다른 장애물은 없다.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이슈도 확인해야 한다. 2016년 G20 재무장관 회의 직위 위안화 강세, 달러 약세가 나타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이탈리아 주재로 화상회의를 개최하는데 정책 공조가 논의될지 주목된다. 

오는 25일엔 기준금리를 정하는 한은 금통위도 열린다.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3차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만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다고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 과열 논란 등을 고려할 때 쉽게 금리를 더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다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코멘트.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090 ~ 1120원 

연초 이후 글로벌 외환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백신'이다. 글로벌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이스라엘의 셰켈화, 영국의 파운드화 등이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 유럽에 비해 빨라진 미국의 백신 접종 속도도 최근 달러 지수 반등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향후 중국과 유럽의 경기 개선이 일방적 달러 강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9개월 연속 상승해 기준선(100) 진입을 앞두고 있다. 현 시점에서 올해 분기별 달러 스마일(달러 스마일 이론은 미국 경기가 상대적으로 강할 때 또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약할 때 달러가 강해지는 모습을 말한다.)의 위치를 그려보면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기도 함께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달러화의 약세 방향성은 유효하다. 

중국의 경우 글로벌 대비 경기 모멘텀, 정부 부채 수준의 안정적인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의 개선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은 OECD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4분기 이후 국가별 경기선행지수 상승폭을 보면 중국이 가장 견조하다. 반면 미국, 일본 및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선행지수 상승폭은 코로나19 재확산과 맞물려 소폭 둔화됐다. 춘절 이후에는 통화정책 측면에서 나타났던 긴축 우려도 완화될 전망이다.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자금 순공급 규모는 지난해 4분기를 정점으로 감소하는 중이지만 양호한 달러 유동성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수출이 경기회복을 주도했으나 최근 내수 개선 흐름이 동반되며 수입 지표도 개선되는 중이다. 완만한 위안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달러화 및 위안화 추세를 좌우할 모멘텀 부재로 인한 박스권 등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금주 예정된 파월 의장의 상·하원 반기 통화정책 증언 이후 시중 금리의 추가 상승 여부가 주식시장은 물론 외환시장의 단기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번주 미 하원에서 1조9000억달러 부양 법안을 가결한 이후 약 3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관련 추가 부양책이 윤곽을 보일 수 있음도 외환시장의 변수로 지적할 수 있겠다. 당분간 금리 및 부양책 등에 대한 주식시장 반응이 외환시장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달러 환율은 1110원대 좁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달러화 및 위안화의 뚜렷한 방향성 부재, 주식시장의 눈치 보기 장세 등으로 원·달러 환율 역시 박스권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 1095 ~ 1115원 

금주 미 달러화는 미 부양책에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이에 따른 위험선호와 인플레 우려가 상충되며 방향 설정이 제한될 듯 하다. 미 부양책은 금주 내 하원 표결이 예상되고 있으며, 그 규모에 대한 시장 기대도 커지고 있다. 파월 의장, 클라리다 부의장 등 연준 관계자들의 증언도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온건한 입장을 반복할 것으로 보이나 인플레에 대한 입장이 주목될 듯하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20일까지 수출 소식과 잇따르는 선박 수주 뉴스 등이 상방 경직성을 제공할 전망이다. 다만 소극적인 증시에서 외국인의 대응과 재차 확인되고 있는 개인들의 해외 주식 매수세는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한편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 2월 리뷰 결과 신흥 지수 내 한국 비중이 13.8%에서 13.6%로 감소하는 가운데 26일 장 마감 이후 반영돼 이를 앞둔 외국인 주식 동향 주목된다. 금통위 영향은 제한적일 듯하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