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두 금융당국 수장이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의 무분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경고를 보내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를 골자로 한 '가계부채 선진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를 넘어선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적절하다고 보고 있냐'는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심각하게 보고 있고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를 고려해 대출규제를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기보다 개인별 상환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DSR 관리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DSR는 연소득 중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카드론 등 차주(대출자)가 보유한 모든 대출의 원리금(원금+이자)을 갚는데 얼마를 쓰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들여다보는 만큼 차주의 실제 상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장 엄격하게 판단할 수 있다.
은 위원장은 "가계대출은 결국 자기 능력 범위 내에서 받으면 된다"며 "DSR 정책을 좀 더 넓히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고 2월 말에서 3월 초 (관리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코로나가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부채 문제를 더 어렵게 하고 있다"며 "현재 (가계부채) 일별 모니터링을 금융권역별, 금융기관별, 가계부채 종류별로 촘촘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또 "은행에서 나가는 신용대출의 많은 부분이 영끌, 빚투로 가지 않나 생각해서 그 부분을 옥죄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은 총량 규제 때문에 어느 정도 진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영끌, 빚투는 월별로 올라갔다 내려가는 부분이 있어서 아주 세게 규제하기보다 생활자금으로 흘러가는 돈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부채가 많이 쌓이면 부담이 생기는데,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자 부채 때문에 더 위축될 가능성이 걱정된다"며 "장기적으로는 DSR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우리 상황에서 급격하게 연결시키려다 충격이 있을 수 있어서 천천히 유연하게 가계부채 문제를 연착륙시키는 기조로 가야한다"며 "(가계부채 증가세가) GDP 성장률과 얼추 비슷하게 가는 걸 목표로 장기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