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서울시가 향후 수도권을 잇는 지하철 '직결' 연장을 거부하기로 했다. 직결 운행에 따른 비용 부담을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추진 중인 지하철 연장 노선의 다수는 시와 지자체가 직결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합의 되지 않은 나머지 노선 또한 6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발표 전까지 합의안이 도출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서울 지하철을 수도권 지역으로 연장할 경우 '직결 연장'이 아닌 '평면환승'을 원칙으로 하겠다는 내용의 '도시철도 연장 및 광역철도 추진 원칙'을 최근 발표했다.
평면환승이란 지하철 환승 할 때 맞은편 플랫폼으로 이동해 환승하는 것이다. 경기도민이나 인천광역시민이 서울에서 집으로 돌아갈 때 서울 지하철 종점에 와서, 자신이 사는 지역으로 가기 위해서 반대편 플랫폼으로 갈아타야 한다. 평면환승이 일반화 되면 서울-경기를 오가는 시민들의 불편함이 가중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경기·인천 지역 내 정치인들은 성명서를 통해 서울시의 발표를 비판하고 있다. 정진오 인천시 대변인은 "서울시의 지하철 직결 중단 발표는 인천과 경기도 비용 분담률을 높이려는 고강도 압박수단이며, 인천과 경기도에 섬처럼 둘러싸여 봉건영주 봉납 받듯 각종 혜택을 누려온 서울의 오랜역사를 돌이켜 볼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입장을 남겼다. 또한 박진희 하남시 의원도 "서울시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 없이, 인접 자치단체에 화살을 돌리는 것은 '비특별시민'을 더욱 힘들고 서럽게 하는 처사"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지차제와 이미 합의를 본 노선을 갑작스럽게 평면환승으로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새롭게 요청이 들어오는 곳에 대해서는 평면환승이 기본 원칙이다”고 설명했다.
본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인천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하철 연장선 중 서울시와 '직결 연장'으로 합의를 본 노선으로는 경기도는 △4호선 당고개~남양주 진접 △7호선 양주 옥정∼포천△ 8호선 별내~별내가람역 △9호선 강일∼남양주 왕숙지구 △서부선 새절~고양, 인천에서는 7호선 청라 연장 사업 등이다. 경기·인천에서 추진하려는 사업 중 아직 서울시와 합의를 보지 못한 노선은 3호선 경기 하남, 5호선 인천 검단 연장과 8호선 성남 판교 연장 등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남 3호선 연장은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서울시와는 제대로 된 합의 없이 국토부에서 진행한 사안"이라며 "3호선 연장을 비롯한 5·8호선 연장은 국토부와 지자체와 같이 협의를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인천시와 하남시는 지하철 연장과 관련해 모두 서울시와 최대한 협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입장이다. 하남시 관계자는 "아직 협의까지 시간이 남은 상황이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도 현재 추진 중인 철도 연장 사업에 대해 직결 연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가 공사 재정적자 문제로 지하철 연장 노선 운영에 힘들어 했던 부분을 알고 있다"며 "해당 원칙을 발표하기 전부터 시가 몇몇 지자체와 재정부담 등에 대해 협의를 해내가고 있어 사업진행에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3기 신도시의 지하철은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을 따져 직결 연장 여부가 결정돼 6월쯤 발표예정인 광역교통시행계획에서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