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늘리고 금리 내리고"···저축은행업계, 중금리 대출 '승부수'
"상품 늘리고 금리 내리고"···저축은행업계, 중금리 대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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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개 저축은행, 올 1분기 95개 상품 공급
"추가 인센티브 더해지면 활성화 가능성↑"
SBI저축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 DB)
SBI저축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올해에도 중금리대출 시장이 금융권의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금리 비중을 넓히고 있는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상품 확대, 금리 인하 등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분위기다.

2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이 올해 1분기에 공급하기로 한 중금리대출 상품은 총 95개다. 이는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규모로, 1년새 24개의 상품이 더 늘었다. 지난 2018년 말 중금리대출 시장에 뛰어든 저축은행업계에선 현재 28개사가 관련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이들은 상품을 늘리는 동시에 중금리대출의 적용 금리 구간을 하향했다. 우선 JT친애저축은행은 개인 중금리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최대 1.5%포인트(p) 낮췄다.

'원더풀 T론', '원더풀 채무통합론'의 대출 금리는 14.1~18.5%에서 12.6~18.0%로, '원더풀 WOW론'과 '원더풀 J론'은 13.9~18.7%에서 12.4~18.2%로 각각 떨어졌다. 4개의 중금리대출 상품 모두 금리 인하가 이뤄진 셈이다.

웰컴저축은행은 7.90~19.40%였던 '웰뱅 비상금대출' 금리구간을 최대 16.90%로 조정했으며, 모아저축은행의 경우 '믿을론' 최고 금리를 16.4%에서 16.2%로 내렸다.

저축은행들의 상품 확대·금리 인하 움직임은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마진 폭이 작은 만큼 규모를 늘려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데, 고객을 끌어오려면 금리인하와 포트폴리오 강화가 필수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은 마진이 많이 남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팔아야 한다"면서 "규모의 경쟁을 위해 상품을 다양화하면서도 기존 상품의 금리를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중은행·저축은행 외에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가 중금리대출 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고조된 긴장감이 저축은행들의 움직임을 재촉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르면 연내 중금리 신용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12월 중소상공인을 위한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을 선보였다. 기존 은행이나 금융권에서 자격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대출이 어려웠던 금융 소외 계층에 최저 연 3.2%의 낮은 금리로 대출을 내주며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저축은행업계는 앞으로 시장 자체에 대한 규모를 키워 중금리대출 강자의 자리를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당장 타 업권과의 경쟁보다는 저축은행간 고객 유치 싸움에 신경을 쓰는 눈치다.

금융당국도 중금리 서민금융 상품을 늘리는 데 힘을 보탠다. 중금리대출 취급 실적이 우수한 금융사에 추가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한 가운데, 저축은행에 대해선 예대율 우대나 신용공여 한도 상향 조정 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은 저축은행이 쌓아온 데이터와 노하우가 탄탄하기 때문에 지금은 저축은행 간 싸움이 치열한 분위기"라면서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중금리대출을 늘려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현재보다 유의미한 유인책이 나온다면 중금리대출이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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