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리끼리'는 안전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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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장성윤 기자]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정부가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지 일주일이 지났다. 

연말 회식을 피할 수 있게 된 직장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나, 단체 손님을 잃게 된 자영업자들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온라인에서는 '해고를 당했다', '가게를 포기한다'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물밀듯 쏟아졌다. 

다만 '함께하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도 보인다. 과태료와 벌금을 피하고자 5인 이상의 무리가 2, 3명씩 나눠 앉아 밥을 먹는 쪼개기 모임이 등장했다. 음식점에서 쪼개기 모임이 적발될 경우 손님과 업주 모두 처벌받기 때문에 업주들은 속이려는 손님, 잡으려는 단속반 모두 두렵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밖은 위험하니 집에서 모여 놀자'는 홈파티족이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홈파티' 게시물만 110만건이 올라와 있다. 관련 게시물에는 '#방역수칙준수', '#방역' 등의 해시태그까지 넣어 안전하게 놀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유행에 민감한 유통업계에서도 홈파티 마케팅을 펼치며 연말 장사를 이어갔으며 실제로 관련 상품 매출이 늘기도 했다. 

'우리끼리는 괜찮아'라는 방만한 생각은 방역의 구멍을 만든다. 코로나19는 지인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난 한 달 동안 발생한 국내 확진자 중 25%는 가족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정에서도 개인별 위생수칙을 생활화하고 가족 모임이나 행사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12월 중순 이후 연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제야의 종소리를 들을 수 없고 해돋이 명소도 갈 수 없는 연말연시다. 진정한 방역은 벌금, 과태료가 아닌 경각심에서 나온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만남은 줄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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