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카드 김정기·수석부사장 이원덕···짙어진 '손태승 색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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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구도 '밑그림'···3월 임기만료 권광석 행장 거취 '촉각'
자회사 4곳 중 3곳 CEO 교체···'쇄신·조직 슬림화'에 방첨
이원덕 우리금융 수석부사장 내정자(왼쪽),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 내정자. (사진=우리금융지주)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대대적인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조직 슬림화'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오랜시간 호흡을 맞춰온 김정기 부사장을 우리카드 대표로 앉히는 동시에 수석 부사장 자리를 신설, 이원덕 부사장을 임명하면서 우리금융의 권력구도가 재편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18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우리카드, 아주캐피탈,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자추위는 차기 우리카드 대표이사 후보에 김정기 우리금융 사업관리부문 부사장을 추천했다. 김정기 부사장은 인사가 단행되기 전부터 우리카드 대표로 하마평에 오른 인물이다. 손 회장의 '핵심 참모'라는 평의 김 부사장은 지주로 옮기기 전인 올해 초 우리은행장 유력 후보로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지주 부사장으로 이동한 후엔 사업관리 부문을 이끌었다.

사업관리 부문은 자산관리와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등 그룹의 주요 시너지 사업을 강화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맡은 지주의 핵심 부문이다. 이를 거치며 우수한 기획력과 리더십을 보였다는 게 조직 안팎의 평가다.

이와 함께 차기 아주캐피탈 대표이사 후보엔 박경훈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이, 차기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이사 후보로는 김성종 우리은행 IT그룹장이 선정됐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최광해 대표이사는 연임했다.

이번 지주사 인사에서 눈여겨 볼 점은 우리금융에 수석부사장 자리가 새로 마련됐다는 점이다. 이 자리에는 이원덕 부사장이 낙점됐다. 차기 지주회장 유력 후보로도 꼽히는 이 부사장은 2017년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에서부터 지주사 출범 이후 통합·전략 등 각종 실무를 총괄해온 전략통이다. 우리금융이 과점주주 체제로 자리하는 데 실무를 이끈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이 수석부사장은 향후 후계구도(포스트 손태승)와 관련해 현 권광석 행장과 더불어 잠재적 경쟁자로서의 입지를 보다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수석부사장은 이번에 아주캐피탈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박경훈 우리금융지주 재무부문 부사장(CFO), 김정기 우리카드 신임 대표와 더불어 '손태승 심복 3인방'으로 일컬어진다는 점에서도, 그의 강한 존재감을 알 수 있다.

이와관련 권광석 행장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권 행장은 지난 3월 취임 당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무너진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 재정비에 집중하기 위한 차원에서 1년 임기를 부여받았다. 통상 시중 은행장들은 2년 임기로 선임된다. 다만, 향후 경영성과에 따라 추가 임기 2년이 주어지는 조건이 주어졌다.

권 행장은 혼란스러운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조직 문화를 바꾸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와 함께 디지털금융 조직을 강화하는 등 체질 변화에도 집중해온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 노진호(디지털·IT)·최동수(경영지원) 부사장이 유임한 데 이어 이석태(사업성장)·황규목(브랜드)·정석영(리스크관리) 부사장이 신규 선임되며 지주사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조직 체계 간소화···우리금융 '8부문-2단'·우리銀 3개 그룹 통폐합

우리금융은 지주사와 은행 조직 체계도 간소화했다. 지주 조직체계를 현행 7부문 2단 5총괄 체제에서 8부문 2단으로 단순화하고, 부서도 통폐합으로 5개를 줄이기로 했다.

지주에는 사업성장부문을 신설해 산하에 시너지추진부와 사업포트폴리오부를 두고, 그룹 신규 편입 자회사의 육성과 시너지 업무를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 그룹 중점사업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산관리·글로벌·CIB 사업부문은 폐지하되 업무는 사업성장부문에서 통합수행한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브랜드 관리를 위해 지주 컨트롤타워 역할도 강화하기로 했다. ESG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해 전담부서인 ESG경영부를 새로 만들고, 지주 브랜드전략부를 홍보실과 분리한다.

우리은행도 3개 사업그룹을 줄이고 임원수를 감축하는 등 조직 슬림화에 동참했다. 은행의 경우 기존 임원 숫자가 25명에서 22명으로 줄었다.

특히 내년 영업력 극대화를 위한 공동영업체계인 VG 제도 도입에 맞춰 효율성을 제고하는 개편을 단행했다. 영업·디지털그룹을 신설해 디지털 혁신과 영업의 연계성을 높이는 한편 VG제도에 맞춰 관련 사업그룹들을 통합했다.

개인그룹과 기관그룹을 개인·기관그룹으로 통합하고 산하에 부동산금융단을 뒀으며, 기업그룹과 중소기업그룹을 기업그룹으로 합치고 산하에 외환사업단을 뒀다. 또 HR그룹과 업무지원그룹도 경영지원그룹으로 신설·통합해 조직 효율성을 높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와 은행이 함께 조직 슬림화에 방점을 찍는 과감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며 "지주는 그룹 차원의 통합관리가 필요한 디지털 경쟁력, 시너지, ESG경영,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는 한편 은행은 영업 관련 본부 조직의 혁신을 통해 영업력을 극대화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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