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이 빚어낸 '영끌족' 매수···서울·경기 아파트 거래↑
전세난이 빚어낸 '영끌족' 매수···서울·경기 아파트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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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서울·경기 아파트거래량, 신고기한 보름 남기고 10월 웃돌아
서울시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시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서울과 경기 아파트 거래량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권역 일대로 극심한 전세난이 빚어지자 더욱 늦어지기 전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 구매에 나서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규제지역을 묶으면서 발생하는 '풍선효과'는 덤이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452건으로 이미 10월 거래량을 넘어섰다. 신고기한(30일)이 아직 보름 가량 남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11월 거래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나 5000건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4월 3025건까지 떨어진 이후 6.17 부동산 대책과 7.13 대책 등의 여파에 6~7월 각각 1만5585건, 1만643건 등으로 급증했다. 수요가 묶이면서 8.4 공급대책에 따른 여파로 8월 4980건, 9월 3763건까지 떨어졌다. 이후 10월 4369건으로 살짝 회복된 이후 지난달 거래량이 전월 거래량도 넘어서는 등 2개월 연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임대차법 시행 뒤 전세매물이 급감하고 전셋값이 재차 뛰어오르자 세입자들은 '내 집 마련'에 나섰고, 곧 거래량을 증가시킨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서울 내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지역에서 이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가장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구로구는 지난달 234건에서 366건으로 56.4% 늘었다.

이어 △강남구 35.8%(215건→292건) △금천구 30.9%(68건→89건) △성북구 17.3%(162건→190건) △도봉구 10.9%(201건→223건) 등에서 높게 나타났는데, 강남구를 제외한 4곳은 모두 서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 지역이었다. 뿐만 아니라 △강동구 10.2%(196건→216건) △노원구 9.8%(397건→436건) △관악구 5.5%(128건→135건) △성동구 3.5%(142건→147건) △마포구 3.4%(177건→183건) △광진구 2.8%(72건→74건) △송파구 2.6%(229건→235건) 등은 이미 전월 거래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영끌족은 경기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부동산포털 자료를 보면 경기 아파트 거래는 지난달 1만8013건으로 10월(1만7700건)보다 1.8% 늘어났다. 마찬가지로 신고기한이 아직 남아 있어 11월 거래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경기 아파트 거래량도 서울과 같이 지난 10월부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고 상승세가 더딘 지역으로 거래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고양시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달 2479건으로 전월(1395건) 대비 77.7%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 10월 규제지역을 벗어난 풍선효과로 거래가 폭증했던 김포시(2394건)에 이어 경기 2위에 올랐으나 지난달 김포가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자 곧바로 1위로 올라섰다. 이외에도  규제를 벗어난 파주시 아파트 거래량이 1376건으로 전월 대비 32.8%(340건)이 증가했으며 △의왕시 29.2%(137건→177건) △안양시 24.3%(563건→700건) △동두천시 21.2%(151건→183건) 등이 높게 나타났다.

거래량이 늘면서 집값 역시 동반 상승 중이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 '개봉푸르지오' 전용면적 84.83㎡는 지난달 21일 8억4000만원(4층)의 신고가를 갱신했다. 21일 8억3300만원(13층)에 신고가를 갱신한 지 단 5일 만이다. 이 아파트는 올해 초 6억67000만원(11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1억6600만원이 뛰었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1단지(래미안길음1차)' 전용 84.96㎡ 역시 지난달 20일 1억1500만원(6층)에 거래돼 처음 10억원을 돌파했다.

경기도 마찬가지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강선마을 보성아파트' 전용 84.62㎡는 지난달 6억원(7층)의 신고가를 기록하며 연초 대비 1억5000만원이 뛰었으며, 파주시 목동동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99㎡도 지난달 9억1000만원(11층)의 신고가로 한 달 전과 비교해 2억원 가까이 올랐다.

서울·경기 매수세 강세는 영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82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조6000억원 늘었다. 지난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715조6000억원)은 전월 대비 6조2000억원 가량 늘었다. 전세자금 대출 증가 폭은 축소됐으나 주택 매매 관련 자금 수요가 이어진 것.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잔액 265조6000억원) 역시 전월 대비 7조4000억원 증가해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거래량이 가장 높았던 지난 6~7월과 비교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6.17, 7.13 대책 이후 주춤했던 거래량이 다시 매수세가 붙으며 올라가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라며 "수도권도 오름세지만 신고가를 갱신하는 광역시 등지에선 이미 6~7월 수준을 넘어선 지역들도 나타날 수 있어 전국적으로 상승장이 불거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서울의 경우 인구 유출이 크게 발생하고 거래량도 많았으며 실거주 요건 강화 및 분양 대기 수요에 따른 지역 이동 등 인구 이동 요인이 여전해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거래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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