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보고서④] "달러화 급락···美연준 통화완화·재정정책 영향"
[통화신용보고서④] "달러화 급락···美연준 통화완화·재정정책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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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최근 급격한 원·달러 환율 하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정부의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에 주로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유럽 등 주요국에 비해 빠르게 늘어난 것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10일 한국은행이 의결한 '2020년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 주요 선진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는 코로나19 대유행 직후 급등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된 3월20일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후 상승폭을 되돌려 8월 말까지 빠르게 하락한 환율은 9월 이후에는 다소 상승했다가 11월 이후 재차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3일 10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8년 6월14일(1083.1원)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최근 미 달러화 약세는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한 대규모 자산매입 정책 등에 따라 미 연준 자산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데 상당 부분 기인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올해 미국의 광의통화(M2) 증가율은 3~9월 중 전년동월대비 평균 20.4%로, 유로지역(9.1%)과 일본(6.4%)을 크게 웃돌았다. 역외 미 달러화 단기자금시장에서 주요 통화의 스왑베이시스도 과거 평균 수준을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등 미 달러화 자금 사정이 크게 개선됐다. 

마이너스 정책금리 시행으로 금리인하 여력이 거의 소진된 유럽중앙은행(ECB) 등과 달리 미 연준은 3월 중 정책금리를 대폭 인하(150bp)해 유로지역 등과의 금리차를 크게 축소시키고 저금리 장기화 기대를 형성한 점도 미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규모 경기부양책 시행에 따른 재정적자 규모 확대도 미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상수지 악화, 정부 부채 급증에 따른 재정건전성 우려가 달러 가치를 끌어내린 것이다. 미국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총 4회에 걸쳐 총 2조6000억달러의 재정지원책을 시행했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 미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재정적자 규모(-18.7%)가 주요 선진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9.8%)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느린 감소세를 보이다가 7월 이후 급증세로 반전되면서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증대된 것도 미 달러화 약세에 일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판단된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시장에서는 향후 미 달러화가 단기적으로는 주요국의 코로나19 전개 양상,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관련 논의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주요국 정부 및 중앙은행의 통화·재정 정책 방향,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등에 영향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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