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막히기 전에···11월 은행 가계대출 13.6조 '역대최대'
'영끌' 막히기 전에···11월 은행 가계대출 13.6조 '역대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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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7조↑···규제 강화 전 막차 수요 가세
서울 중구 소재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 중구 소재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본적인 생계자금 수요가 높은 가운데,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부동산, 주식 투자 바람이 가계빚 폭주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금융당국의 고소득자 신용대출 규제를 앞두고 '막차'를 타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기타대출 증가액이 역대 최대로 뛰었다.

한은이 10일 발표한 '2020년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98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대비 13조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2004년 관련 속보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 8월(11조7000억원) 기록한 역대 최고 증가액 수치가 지난달 경신된 것이다. 

가계대출은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과 일반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으로 구성된 기타대출을 합친 금액이다. 지난달엔 주택담보대출(6조2000억원)보다 기타대출(7조4000억원)이 더 많이 늘어 눈길을 끌었다. 기타대출 증가액은 속보치 작성(2004년)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직전 최대치인 지난 8월(5조7000억원)보다 2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전달(3조8000억원) 대비로도 약 2배 뛰었다. 

한은은 신용대출 급증세에 통상의 주택거래대금, 주식투자 수요 뿐 아니라 신용대출 규제 선수요도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새로운 신용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연소득 8000만원 이상인 고소득자는 신용대출을 1억원 초과해 받으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은행에서는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않는 선까지 빌릴 수 있고, 비은행에서는 60%까지만 가능해진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사이 6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이 2조3000억원으로 전월(3조원)에 비해 줄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전세자금대출 증가폭이 축소됐으나 이미 승인된 집단대출 실행이 늘고 주택 매매거래 관련 자금수요도 이어지면서 전월에 이어 증가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10월 6만8000호로, 9월(5만1000호) 대비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국 전세거래량은 3만3000호로, 전달 3만5000호보다 줄었다. 

기업들도 은행 대출을 늘렸다. 11월 은행 기업대출은 6조7000원 증가해 11월 증가액 기준 속보치(2009년 6월)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직전 최대치는 지난해 11월(5조9000억원)이다. 대기업대출이 운전자금 수요 둔화 등으로 3000억원 감소 전환했지만, 중소기업대출이 7조원 늘어나며 전체 기업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개인사업자·중소법인의 대출수요와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이어지면서 증가세가 지속됐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증가 규모가 10월의 14조9000억원에서 11월 6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머니마켓펀드(MMF, 1조2000억원)는 국고여유자금 회수 등으로 전월(14조9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으나, 주식형펀드(3조2000억원)는 증시 호조로 투자 자금이 유입되면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 국고채(3년) 금리는 10월 말 0.94%에서 11월 말 0.98%로 소폭 올랐다. 이달 8일 기준으로는 0.96%다. 11월 초 미국 대선 등 대외 요인에 영향을 받아 등락하다가 이후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와 국내외 경제지표 개선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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