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3Q 보유계약 5년래 최저치 '뚝'···원인은?
생보사 3Q 보유계약 5년래 최저치 '뚝'···원인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계약 늘리고 이탈계약 방어했지만···'역설적 현상' 발생
'저축성 보험 감소' 주원인 '지목'···단기적 수익성 '부정적 영향' 우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생명보험사들의 3분기 신계약이 늘어났음에도 보유계약은 5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기존 가입자들이 계약을 해지하는 이탈계약 이른바 '효력상실해지계약'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유계약 감소 원인에 생보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3분기 생보사들의 보유계약은 2383조63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조9501억원 감소했다. 반면 3분기 생보사들의 신계약은 229조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7140억원 늘었다.

보유계약은 보험 가입 당시 지급받기로 한 가입 금액으로,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입자에게 내줘야 할 돈이다. 보유계약이 줄면 표면적으로는 지출 감소로 나타나지만, 계속보험료(가입자가 납입하는 보험료)도 축소됨으로써 투자 수익의 기반이 되는 수입보험료가 줄게 된다. 이와 비교해 신계약은 보험 계약이 성사된 후 고객들이 처음 납부하는 보험료다. 통상적으로 신계약이 늘면 보유계약도 증가한다. 그러나 올해 3분기는 신계약 증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보유계약은 5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신계약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보유계약이 줄어들 경우 이른바 '이탈계약(기존 계약해지)'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올해 3분기 생보사들의 효력상실해지계약은 173조6278억원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6조9737억원 줄었다. 효력상실해지계약은 보험 해지, 보험료 미납 등으로 계약이 실효된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3분기 생보사들이 신계약을 늘렸을 뿐 아니라 이탈계약 방어에 선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유계약이 줄어드는 다소 '역설적'인 현상이 발행했다.  

이같은 현상의 주 요인으로 우선 저축성보험의 감소가 지목된다.

새회계기준인 IFRS17 도입과 및 신(新)지급지여력제도(K-ICS) 시행을 대비해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판매를 축소하고 있다. IFRS17이 적용되면 돌려줘야 할 부채에 해당되는 보험금(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회계처리 한다. 특히 고금리를 약속하고 판매한 저축성 상품의 경우 책임준비금 적립액을 늘려야 하는데, 이로인해 생보사들의 재무부담이 가중된다. 생보사들은 이처럼 판매할수록 부채가 늘어나게 되는 저축성보험의 판매를 줄여 왔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건강과 안전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지며 보험 상품 수요는 증가했지만, 가계살림이 위축되면서 신계약이 늘었음에도 보유계약 증가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있는만큼 보유계약도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신계약이 늘어난 것은 공포마케팅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보유계약 감소는 단기적으로 생보사들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보유계약 감소에 따른 부정적 영향인 수입감소 현상부터 먼저 나타나는 반면, 긍정적 영향인 비용감소 효과는 시간이 지난후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게 보유계약이 줄면 수입보험료부터 먼저 감소한 뒤, 3~4년 후에야 지급보험금이 줄어든다. 수입보험료는 보험 가입자가 낸 총 보험료의 합계로 매출에 해당되는 개념인 반면 지급보험금(사망·상해보험금, 만기보험금, 환급금 등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은 비용 개념에 해당된다. 보유계약 감소로 인해 매출 개념인 수입보험료부터 선행적으로 줄게 된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수익감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한편 3분기 보험금 및 환급금이 늘었다는 점도 단기적인 수익성 하락 방어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3분기 생보사들이 지급한 사망보험금은 1조9766억원으로 전년 대비 291억원이 늘었고, 해지환급금도 20조750억원으로 559억원이 증가했다. 이 외 입원급여금이 7조2230억원, 생존급여금 8조2560억원으로 각각 892억원, 9593억원 늘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