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같은 1기 신도시인 성남 분당구와 일산 아파트값의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착공 등의 교통 호재에도 불구하고 '베드타운'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18일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경기 성남 분당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246만3000원, 일산동구는 1324만4000원으로 두 지역 간 아파트값 격차는 922만원 수준이었다.
분당구 아파트값은 연일 가격을 갱신하며 올해 10월 3.3㎡당 평균 매맷값이 3839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반해 일산동구는 지난달 3.3㎡당 평균 아파트값이 1472만5000원을 기록하면서 두 지역 간 아파트값 격차는 2367만3000원 수준까지 벌어졌다.
이런 격차는 실거래가에서도 나타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분당구 구미동에 위치하는 '까치마을 4단지(선경)' 전용면적 84㎡는 지난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에만 하더라도 6억50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하지만 올해 10월에는 해당 아파트의 같은 평형대가 12억3000만원(13층)에 거래되면서 문재인 정부 이후 89.23%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구 서현동에 위치한 '시범한신' 전용 84㎡도 같은 기간 6억7900만원(15층)에서 13억4800만원(12층)까지 뛰면서 98.53% 치솟았다.
반면 일산은 비교적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일산동구 마두동에 위치하는 '강촌마을(라이프)' 전용 84㎡는 지난 2017년 5월 4억3900만원(8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10월에는 5억6000만원(8층)을 기록하는 것에 그치면서 27.56% 상승률을 보였다. 일산동구 중산동에 위치한 '하늘마을 5단지' 전용 84㎡도 2017년 5월 3억4500만원(14층)에 매매됐지만, 올해 10월엔 4억6500만원(10층)에 거래돼 34.78% 상승하는 것에 그쳤다.
최근 서울 거주자들이 고양시 아파트 매입에 나서면서 아파트 거래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상승 추이는 약한 모습이다. 앞서 현 정부가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가격이 치솟을 때에도 일산의 아파트값은 오르지 못했다. 또한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5억원 이하 주택을 구매할 때 지원하는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일산 아파트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분당에 비교해 낮은 상승률을 보이는 것은 일자리 없는 베드타운이라는 점이 꼽힌다. 일산은 내놓을만한 기업도 없는데다 정부는 고양시 장항동 일대에 테크노밸리와 영상밸리를 조성하겠다며 일자리 창출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 성과로 밝혀진 내용도 없다.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GTX A노선도 착공식까지 진행했지만, 여전히 첫 삽을 뜨지 못해 보여주기식 착공식만 해놓고 공사도 돌입하지 않고 있어 GTX 완공도 제대로 지켜질 지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일산과 분당은 같은 1기신도시로 시작했지만, 분당은 분당선에 신분당선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을 높였지만, 일산은 경의중앙선과 경쟁력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3호선 연장 일산선에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일산은 GTX사업 속도를 높이거나 기업 유치가 있어야 다른 지역과의 가격 격차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