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32년만에 역사 속으로
아시아나항공, 32년만에 역사 속으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항공 "2022년 내 통합 완료"
아시아나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2위 대형항공사(FSC)로 자리를 지켜왔던 아시아나항공이 32년 만에 1위 대한항공에 통합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이름은 2022년부터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년 초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자회사로 운영한 뒤 최대 2년 이내 통합할 계획이다.

지난 1988년 2월 17일 '최고의 안전과 서비스를 통한 고객 만족'이라는 경영이념으로 창립한 아시아나항공은 복수 민항사 체제를 유지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함께 고속 성장해왔다.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해 12월 B737-400 항공기 1대를 첫 도입해 서울~부산, 서울~광주 노선을 시작으로 국내선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갔다. 1990년에는 서울~도쿄 노선을 취항하며 국제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후 1991년 박삼구 당시 금호기업 사장이 아시아나항공 사장으로 취임하던 해 아시아나항공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노선의 운수권까지 거머쥐었다. 1999년엔 상장기업으로 발돋움했다.

2003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 항공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하며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위상을 강화했다. 2010년에는 영국 컨설팅업체 스카이트랙스가 승객 투표로 선정하는 올해의 항공사 1위로 선정됐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세계적 여행 전문 잡지로부터 '올해의 항공사' 상을 받으며 차별화된 서비스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무리한 사세 확장으로 아시아나항공도 위기를 맞게 됐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잇달아 인수했지만, 충분한 자금 없이 무리하게 계열사를 인수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그룹의 차입금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데 이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닥치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아시아나항공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9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시작된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 관리는 이후 4년간 이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구조조정 방식의 일종인 자율협약 절차를 밟았다. 2014년 자율협약 졸업 이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 매출 5조7635억원·영업이익 2564억원 △2017년 6조5941억원·2456억원 △2018년 7조1833억원·282억원 등으로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경영난에 부딪히며 지난해에는 44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금호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자금 지원을 이어오다 결국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박 전 회장은 같은 해 3월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특단의 조치를 시행했다. 파산위기에 내몰린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1월부터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과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해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항공업계 불황으로 올해 9월 무산됐다. 현산의 인수 무산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 아래 놓인 상황이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정된 이날 오전 사내 게시판에 담화문을 올리고 "이번 거래는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운송 산업의 경쟁력을 온전하게 보전하고, 항공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와 채권단의 정책적인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 사장은 "양사가 취항하고 있는 많은 국가의 경쟁 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 및 기타 필요한 정부 승인 취득 절차가 진행된다"며 "기업 결합 승인이 완료되는데 수개월이 소요돼 내년 하반기 무렵 최종적으로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수) 거래 종결 이후에도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고용 안정을 바탕으로 항공운송 산업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장단기적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