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도시재생? 공공재개발?···창신동 도시계획 '동상이몽'
[현장클릭] 도시재생? 공공재개발?···창신동 도시계획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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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공공재개발 추진위 만들고 동의서 징구 나서
국토부·서울시 "도시재생지구, 공공재개발 참여 불가"
서울 창신동 도시재생사업지역 일대 주택가 전경.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 창신동 도시재생사업지역 일대 주택가 전경.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서울권역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공공재개발·재건축을 꺼내 들면서 서울 정비사업지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도시재생 1호 사업지인 창신동 일대 주민들은 열약한 주거환경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정책 일관성 유지를 위해 도시재생지구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창신동 공공재개발 추진위원회(가칭)는 이르면 이달 31일, 늦어도 내달 초까지 주민 동의서를 받아 공공재개발 주민 동의율을 발표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추진위는 현재 공공재개발 동의서 징구 작업과 함께 집계를 진행 중이며, 정부 시범사업지 발표 직전까지 동의서를 최대한 확보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봉제거리로 알려진 창신동 일대는 대표적인 노후된 주거지역으로 꼽힌다. 창신동은 지난 2003년부터 뉴타운 개발이 논의되기 시작해 2007년 뉴타운지구로 지정됐다. 하지만 동대문 의류상가가 인근에 위치하면서 수선집으로 운영되는 집들이 많아 개발이 지지부진했고, 결국 지난 2013년 구역해제됐다. 이후 2015년 도시재생 1호 사업지로 선정돼 2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

지구 지정 이후 5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실제 창신동 일대 거리를 돌아보면 개선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부 다세대 주택에서는 주거공간이 협소해 화장실을 주택 외부에 두고 공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가파른 경사에 타일이 깨져 있는 계단과 자동차 한 대 지나가기 버거운 골목길 등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강대선 창신동 공공재개발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준공 후 50년이 지나가는 주택들이 즐비하고 종로 한구석에 정화조 마저 없는 집들도 있어 비만 오면 오물 냄새가 난다"라며 "'아무거나 한다'는 도시재생으로 벽화를 그리고 박물관, 전망대 등을 설치했지만 실제 주거 환경을 개선시키는 데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창신1동에 거주하는 50대 C씨도 "(창신동) 일대 다가구나 빌라들은 옛날 건물들이라서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아 결로가 생기고 곰팡이가 피는 등 헤진 집들이 많다"라며 "아이들은 마음껏 놀 공간도 없고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오가는 좁은 골목에서 방치되고 있다. 28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창신동 도시재생사업지역 일대 주택가 전경.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 창신동 도시재생사업지역 일대 주택가 전경. (사진= 박성준 기자)

그러나 이런 주민들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공공재개발이 실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난달 17일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를 공모한다고 밝히면서 도시재생사업지는 검토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시재생이 현재 진행 중이고 끝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사업을 뒤집거나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국토부나 서울시 입장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창신동 내 노인 분들과 영세 거주민들을 포용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창신동 H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역 내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 본인이 새 집에 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고, 이주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을 부담스러워 하는 거주자들도 있다"라면서 "지역이 변화하는 것을 원치 않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공성이 담보가 되는 공공재개발이 도시슬럼화를 막을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신성화 한국국제대 도시계획 부동산학과 교수는 "(창신동은) 초기 도시재생으로 사업이 진행돼 실효성 있는 사업이 반영되지 못했으며, 서울 내 다른 낙후된 지역들도 많아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 것도 형평성의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라며 "결국 일대를 방치하게 되면 지역 경쟁력을 잃는 것으로 추가적인 사업은 분명히 필요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시간이 지나 민간에서 재개발을 진행한다고 하면 되레 영세하신 분들이 내쫓기게 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라며 "다른 지역에 피해를 주지 않고 원주민에 대한 배려를 통해 사회적인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전제가 갖춰진다면 공공재개발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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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2020-10-23 18:12:31
도시재생 사업으로 일하시는 공무원들... 창신동 와서 함 보셔요...
도시재생으로 살릴수 있는 지역인지.... 제발 혈세낭비 말고
도시재생 OUT! 공공재개발 OK!!!!!!!!!!!!!!!!!!!

김동권 2020-10-23 17:19:25
불나면 소방차 지나갈 길도 없습니다.
제발 재개발 해주세요

창신동 2020-10-23 18:06:23
창신동 이야말로 공공재개발 이딱맞는지역 입니다

홍홍 2020-10-23 19:18:06
도시재생 토나와요. 벽화로 외지인들 구경거리나 만드는.. 공공재개발 원합니다

이경민 2020-10-23 17:45:08
도시재생 OUT 공공재개발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