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최악의 가뭄'···가격은 연일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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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매수자 눈치보기 장세 신고가 속출
"정부, 규제 기조 유지···출구 없는 상황"
서울시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시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가을이사철이 무색할 만큼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강화 여파로 매도·매수자 모두 한 발씩 물러나 줄다리기 장세를 이어가는 탓이다. 더욱이 '거래절벽' 속에서도 아파트값은 되레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집값 향방을 더욱 종잡을 수 없게 됐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78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7021건)과 비교해 60.3% 급감한 수치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거래량 수준을 기록했다. 2010년부터 과거 10년 평균 6973건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현격히 차이가 나타난다. 특히 강남·송파구 등에서는 각각 148건, 113건 등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23% 수준까지 급락했다.

가을이사철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패닉바잉(공황 구매)'이 이어졌던 지난 6월 1만5586건까지 상승했던 거래량은 7월 들어서면서 1만655건(전월 대비 68.4%)까지 떨어졌고, 이내 8월에는 4976건(46.7%)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실거래 신고기한은 30일로 아직 보름가량 시간이 남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달 추석 연휴 등 공휴일이 많아 최종 집계 거래량도 많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성수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거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급매물 한 건, 두 건이 체결되지 싶다"라며 "문의 자체는 심심찮게 들어오고 있지만, 실제 계약으로 체결되는 건수는 같은 동네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6.17 부동산 대책과 7.10 대책 등 규제지역 확대 및 다주택자를 향한 고강도 세금 규제를 발표했고, 관련 법안들이 통과돼 규제가 본격화되자 매수세가 줄었다. 또 '세금폭탄'을 맞은 법인·다주택자들은 매물을 당장 내놓기보다 내년 6월 강화된 세금 적용까지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주의다. 가을이사철에도 거래량이 급감하는 이유다.

통상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시기에는 급매물만 거래가 성사되면서 집값 하락 국면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최근에는 거래절벽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값은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신고된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165.446㎡는 지난달 14일 40억원(20층)에 계약이 이뤄졌다. 같은 달 38억원(3층)에 거래된 최고가를 9일 만에 갱신한 것이다.

서교동 '메세나폴리스' 전용 142.034㎡의 경우 지난 7월 17억6000만원(30층)에서 지난달 20억3000만원(33층)으로 두 달 새 2억7000만원이 오른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잠원동 '롯데캐슬갤럭시' 전용 110.11㎡ 역시 지난 8월 23억2000만원(7층)을 기록하고 한 달 뒤 23억5000만원(14층)의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정책 기조가 계속되는 한 거래절벽을 피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내년 하반기 세금 폭탄을 맞게 되면 매물이 지금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현 정부 기조가 보유 억제, 매수 억제, 양도 억제로 이어지고 있어 현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 전셋값 급등에 추가 규제 대책을 모색한다는 내용도 표준 임대차 제도를 더욱 강화하는 내용을 꺼내 들지 않을까 예상된다"라며 "이는 임차보증금 인상을 가져오게 되고, 매매가격 상승으로 전이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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