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사느니···경기·인천 집값보다 높아 '인구 유출 가속'
서울 전세 사느니···경기·인천 집값보다 높아 '인구 유출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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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 중간가격 이하 매매거래 비중 높아질수록
경기·인천 인구 이동도↑···"높은 주거 부담 고민해야"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4억원) 이하 매매거래 비중. (사진= 직방)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4억원) 이하 매매거래 비중. (사진= 직방)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대부분의 경기·인천의 집값이 서울 아파트 전셋가격 중간값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높은 가격 격차는 물론 최근 급등하는 서울 전셋값 탓에 인천과 경기로 인구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4억원)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매매거래가 인천에서는 79.4%, 경기에서는 65.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아파트 매매거래 중간가격은 3억2000만원, 인천은 2억6500만원이다.

지난 2011년 서울 아파트 전세 중간가격은 2억2000만원을 기록하며 경기(2억1000만원), 인천(1억8500만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지만, 9년 새 서울과의 가격 격차가 8000만~1억3500만원으로 벌어진 것이다. 가격 격차는 인천과 경기 모두 감소 추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여전히 2015년 이전보다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하는 가구 추이는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 이하 매매거래 비중의 추이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서울 아파트 전세 중간가격의 인상으로 서울과 경기의 가격 격차가 커진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입주 물량도 경기로의 인구 유출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지난 2011~2013년은 서울 전세 중간가격 이하의 경기 매매거래 비중이 증가 추세였으나,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하는 가구수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아파트 공급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이후 2014년~2019년에는 서울 전세거래 중간가격 이하 경기 매매거래 비중의 증감추세와 서울에서 경기로의 이동인구 추이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단, 2018년은 경기 아파트 입주물량이 역대 최대(13만7519가구)로 늘면서 서울에서의 가구 이동도 증가했다. 올해에도 경기는 가장 많은 매매거래를 기록 중이다. 신고일 기준으로 지난 1~8월간 19만9045건이 성사됐으며, 월평균으로는 2만4880건을 기록하고 있다. 전세거래 중간가격 이하 매매 비중이 감소했음에도 인구이동이 많이 증가한 것이다.

반면 인천은 서울과의 가격 격차보다 경제자유구역 등의 신주거지 개발의 영향이 더욱 크게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은 경제자유구역 개발의 영향으로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서 2011~2013년 월평균 2500건이 넘도록 서울에서 유입됐다. 2014년부터는 경제자유구역의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서울로부터의 유입도 줄었다.

신규 아파트 입주가 연간 1만5000가구 이상으로 증가한 2017년과 2018년에는 서울로부터의 유입이 월 평균 2500건 이하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하면서 경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2016~2020년 인천·경기 시군구별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4억원) 이하 매매거래 건수. (사진= 직방)
2016~2020년 인천·경기 시군구별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4억원) 이하 매매거래 건수. (사진= 직방)

최근 5년(2016년~2020년 9월) 동안 인천·경기 내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 이하 매매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진 지역은 남양주시로 3만6177건이었다. 이어 △화성시(3만6131건) △부천시(3만2004건) △부평구(3만862건) 등에서 3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상위 10곳은 매매거래 60% 이상이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 이하 가격으로 거래가 성사됐다.

이들 지역은 서울 도심과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역이 주를 이뤘으며, 시흥·의정부·평택 등은 서울 전세거래 중간가격보다 낮은 매매거래의 비중이 90%를 넘어서기도 했다. 반대로 서울 강남권과 인접한 성남·과천·안양 등은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간가격보다 낮은 거래 비중이 절반 이하를 기록했다. 강남과 인접한 정도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의 높은 전셋값은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을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촉진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주거비 부담과 전세로 인한 주거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에서 수도권 지역과 서울 외곽지역으로 연쇄적인 인구 이동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내놓은 공급대책은 서울 주거수요의 분산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주거수요의 분산이 서울 인접지역의 공급목표를 달성하는 것 외에 주거불안정성 해소와 높은 서울 주거비를 해소할 수 있는 주거비 부담 경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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