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성수기에도 실적 기대난···대한항공 외 줄줄이 적자
항공업계, 성수기에도 실적 기대난···대한항공 외 줄줄이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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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여객 1461만명 그쳐···전년 比 반토막
'화물운송 극대화' 대한항공만 흑자 전망
국제여객 전년 比 97.2%↓···LCC는 매출만큼 손실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사진=주진희 기자)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대표적인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불구하고 공항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났다. 이로써 국내 항공업계의 불황 극복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 가운데 화물 운송 사업 극대화로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대한항공만이 유일하게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항공협회가 주관하는 에어포탈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국내 항공여객은 1461만1907명으로, 지난해 동기(3172만2536명) 대비 53.9% 줄었다.

3분기 여객의 대부분은 국내선이 차지했다. 총 1420만2579명으로, 지난해 동기(1661만8963명)와 비교 시 14.5% 소폭 줄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불가하자 제주도 등 국내로 여객이 몰린 점과 추석 특수효과 덕분이다. 그러나 저비용항공사(LCC) 대부분이 국내선 네트워크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데다 저가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어 수익개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제여객은 40만9328명으로 지난해 동기(1510만9573명)에 견줬을 때 97.2% 쪼그라들었다.

이 같은 여객 수치는 항공사의 3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Research)'가 분석한 항공업계 3분기 예상 실적에 따르면 대한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 항공사 7곳은 모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3분기 대한항공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328억원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964억원) 대비 65.4% 감소하나 흑자 기조는 유지된다. 매출액은 1조 851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흑자 기조의 근거는 화물에서 발생하는 매출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국제선 운항이 대거 중단돼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객 수요가 급감했으나 화물 운송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킴으로써 타격을 최소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유휴여객기를 대상으로 하부 화물칸을 활용하는 벨리 카고(Belly Cargo) 방식과 함께 6월부터는 여객기 좌석 위 안전장치인 카고 시트 백(Cargo Seat Bag)을 설치해 화물수송량을 늘렸다. 지난달에는 국적사 가운데 처음으로 B777-300ER 여객기 2대의 좌석을 모두 뜯어내고 화물전용기로 개조해 미주 노선에 투입했다. 화물 구성 또한 코로나19 긴급 방역용품에서 일반 화물(반도체·기계류·농수산물 등)로 전환됨에 따라 하반기 물동량이 꾸준히 유지되고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대한항공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말 환율 급락으로 2000억원 이상의 영업외 환관련이익이 예상돼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현금 유입은 운영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돼 현금 소진이 이뤄지고 있는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대한항공 화물기.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화물기. (사진=대한항공)

이와 반대로 2분기 대한항공과 함께 영업이익(1151억원)을 냈던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영업손실 1001억원, 매출액은 8866억원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지난달 A350-900 여객기를 화물전용기로 개조해 미주를 시작으로 동남아 등 노선에 투입하는 등 화물 공급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A380 여객기를 활용한 '관광 비행' 상품을 출시하는 등의 차선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항공사(FSC)보다 화물운송 능력은 물론 띄울 수 있는 노선도 부족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LCC업계 맏형 제주항공의 3분기 매출액은 754억원, 영업손실은 697억원이 예상되면서 전기와 동일하게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도 별도재무제표 기준 485억원의 매출액과 4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티웨이항공도 매출액 292억원, 영업손실 279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되면서 적자 성적표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보단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내년 2분기까지는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4분기부터는 코로나19가 완화된 국가들을 대상으로 국제선 운항재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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