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한화 금융사 '보스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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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손보 지분 전량 한화자산운용 매각 뒷얘기 무성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보스'를 지키자는 마음이었을 겁니다. 국내 첫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보 지분을 주고 받은 한화 금융사들 얘깁니다. 자산운용사가 디지털 손보사를 넘겨받는 부자연스러운 모습이라 한화그룹이 손해보험 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결론은 '디지털 밀어주기'로 보입니다. 

핵심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가 금융계열사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지만 가시화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무슨 얘기냐구요?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지난 14일 캐롯손보 지분 전량(68%)을 한화자산운용에 매각했습니다. 한화자산운용이 신탁업과 집합투자업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는 만큼, 한화운용이 캐롯손보 경영에 직접 관여하기보다는 운영자금 지원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캐롯손보는 올 상반기 130억원의 순손실을 냈습니다. 아직 출범 1년이 채 되지 않은 캐롯손보는 자체 수익만으로 영업확대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화자산운용은 올 초 한화생명으로부터 5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아 캐롯손보를 도울 총알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입니다. 반대로 한화손보는 지난해 말 수익성 악화로 적자를 냈고 금융감독원 경영관리대상에 지정됐죠. 

때문에 한화그룹에서 한화손보를 매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밀어주기가 지분 주고받기의 주된 배경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2016년 한화생명 디지털혁신실 상무로 초고속 승진한 김 상무가 지난해 8월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를 맡아 디지털정책과 업무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겁니다. 문제는 김 상무가 디지털혁신실을 맡은 4년 간 아직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태양광 발전 사업으로 경영능력을 인정 받으며 그룹 내외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사진=한화생명)
(사진=한화생명)

한화 금융사들로서는 난감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금융 계열사를 책임질 가능성이 높은 김 상무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압박감 때문입니다. 한화생명이 디지털 사업과 연관 깊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연간 100억원의 보험료를 더 걷었다는 것을 홍보한 일을 두고도 뒷말이 적잖습니다. 결국 디지털 사업을 주도하는 김 상무 성과를 내세우기 위한 목적 아니냐는 거죠.

한화생명은 이달 초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로부터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보험금 부당지급과 관련해 기관경고(중징계)를 받았습니다. 윤석현 금감원장은 제재심 의결안을 원안대로 결재했고 추석 이후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결론이 날 전망입니다. 

기관경고가 확정되면 1년간 감독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없게 됩니다. 김 상무가 중점 추진 중인 디지털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한화생명이 금융당국과 소송전도 불사할 것이란 말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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